한나라 최고위 창원현장회의서 쓴소리

"정부가 시중은행에 부은 자금은 다 어디 갔나. ""잃어버린 10년이 가고 실망의 5년이 오는 것 같다. "

창원 국가산업단지에서 24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현장회의에선 기업인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현장 경제를 점검하겠다며 지역을 방문한 당 최고위원과 정부 관계자들은 기업인들의 위기감을 달래려 했지만 뾰족한 수를 내놓지는 못했다.

선박용 엔진업체인 STX엔진의 정동학 대표는 "기준 금리를 인하했는 데도 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중소형 조선업체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됐는데 조선업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순 세경전기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은 담보물이 없으면 절대 대출이 안 된다"며 "그나마 대출받으려면 모든 재산을 맡겨야 하고 은행이 펀드나 보험,적금 계약을 부당하게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명환 로봇밸리 대표는 "최근 대기업이 설비투자를 취소하면서 9년 만에 일감이 제로가 됐다"며 "건설경기 활성화가 아니라 연구개발(R&D)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태 현대산기 대표는 "7대 조선업체 이외에 중소형 업체는 다 도산한다는 위기감이 지역에서 팽배하다"며 "국책은행에서 직접 자금을 지원해주는 식으로 전방 금융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잃어버린 10년'이 가는 줄 알았는데 앞으로 정작 '실망의 5년'이 올 것 같다"고 꼬집었고 김 대표는 "현 정부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현장 나가보면 눈물 날 정도로 어렵다. 중소기업을 꼭 좀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국가가 보증을 해주지 않으면 금융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에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