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극장가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뷔페가 차려진다. 액션과 팬터지물 일색이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1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로맨스와 코미디물을 비롯해 SF와 어드벤처 등 다양한 장르가 한꺼번에 선보인다. 외계인,뱀파이어,소몰이꾼,영국 귀부인,탐험가 등 각양각색의 주인공들도 볼거리를 더해준다.

◆현대의 뱀파이어들을 소재로 한 팬터지 '트와일라잇'=지난주 미국에서 개봉돼 첫 주말 흥행수입 7000만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대박'을 예고했다. 초능력 뱀파이어와 그를 사랑하는 인간 소녀,그들을 쫓는 또 다른 뱀파이어들의 스릴 넘치는 추격을 그렸다. 뱀파이어가 등장하지만 고대 유럽이나 가상 공간이 아니라 21세기 초 미국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인간과 뱀파이어의 교류와 화해를 다룬 게 특징.달려오는 차를 막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던지며 하늘을 훨훨 나는 뱀파이어들의 초능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해리 포터의 라이벌 '캐드릭 디고리'역을 맡았던 로버트 패틴슨,'패닉룸'에서 조디 포스터의 딸로 등장했던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할리우드 신세대 배우들이 나온다. 미국에서 550만부가 팔린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서틴'의 캐서린 하드윅 감독이 연출했다. 12월11일 개봉.

◆1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서사 로맨스 '오스트레일리아'=2차 대전 당시 호주를 배경으로 영국 귀부인과 거친 소몰이꾼 간의 신분을 넘어선 사랑을 다뤘다. '잉글리쉬 페이션트' 이후 최대 스케일을 자랑하는 서사 로맨스물로 20세기폭스가 호주에서 촬영한 영화 사상 최대 금액인 1억2000만달러를 투입해 제작했다. '물랑 루즈'의 바즈 루어만 감독,'아이즈 와이드 샷'의 니콜 키드먼,'액스맨'시리즈의 휴 잭맨 등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호주 출신 배우와 감독들이 뭉쳤다. 12월11일 개봉.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코미디 '트로픽 썬더'=할리우드에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기획되고 액션 스타(벤 스틸러),오스카를 다섯 차례나 수상한 연기파 배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악명높은 코미디 배우(잭 블랙) 등이 출연해 촬영에 들어가지만 스타들의 기싸움으로 5일 만에 제작비를 탕진한다. 감독은 궁리 끝에 출연진을 데리고 실제 정글로 들어가 진짜 마약밀매업자들과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벤 스틸러가 각본 주연 감독 제작을 맡았으며 톰 크루즈,닉 놀테,토비 맥과이어,매튜 매커너히 등도 얼굴을 내민다. 미국에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12월11일 개봉.

◆이색 액션 어드벤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19세기 SF소설의 거장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에 나오는 지구 중심 세계를 찾아나선 탐험가들의 여정.1억5000만년 전에 사라진 신비의 세상에서 주인공들이 벌이는 공룡들과의 사투 등이 눈요깃거리.'토탈 리콜'로 시각효과상을 받은 에릭 브레빅 감독이 신선한 특수효과를 선보인다. '미이라'의 브랜든 프레이저가 주연.어린이를 동반한 온 가족이 즐길만 하다. 12월18일 개봉.

◆지구의 운명을 다룬 SF '지구가 멈추는 날'='매트릭스'에서 인류를 구원한 키아누 리브스가 지구를 파괴하는 외계인으로 등장한다. 신비하면서도 따스한 이미지의 리브스가 차갑고 냉혹한 캐릭터로 변신한 것.'뷰티풀 마인드'의 제니퍼 코넬리가 리브스의 상대 역을 맡았다. 뉴욕 센트럴파크에 거대한 미확인 비행체가 떨어지고 그곳에서 나온 외계인 (키아누 리브스)이 지구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1951년 로버트 와이즈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12월24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