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수지(經常收支)가 사상최대규모인 49억1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지금의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시급한 게 경상수지 흑자 실현이고 보면 참으로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세계적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출입 증가세가 모두 둔화됐지만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데다 여행수지 흑자전환,해외교포들의 국내송금 증가 등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경상수지 흑자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긍정적이다. 달러당 1500원을 오르내리는 환율은 일부 수출기업들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지만 수많은 기업들의 환차손을 유발하고 해외부품 수입을 어렵게 만드는 등 엄청난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급히 적정수준을 되찾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외환시장 안정 회복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자본수지가 대폭적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달 자본수지 순유출 규모는 255억달러에 달해 전달 대비 무려 5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팽창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해외 차입금 상환 요구가 몰리고 있는 게 주된 요인이다. 한국경제 상황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외국인들이 아직도 많다는 뜻에 다름아니고 보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경상수지 흑자,주가상승에다 한ㆍ미 통화스와프 자금 40억달러를 들여온다는 소식 등에도 불구하고 어제 원ㆍ달러 환율이 보합세에 그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이어가면서 달러화가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시장개척과 경쟁력 강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내년에는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면서 수출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외환보유고 관리에 만전을 기해나가야 한다. 한ㆍ미 통화스와프 등을 활용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000억달러선 이상은 유지하는 게 낫다고 본다. 중국 일본 등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최대한 늘려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