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금융위기에 쩔쩔매는 금감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위기가 전방위로 번지고 있지만 정작 금융감독원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많다. 키코(KIKO)로 많은 중소기업이 도산했고 우리파워인컴펀드 등 펀드 불완전 판매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또 '뇌관'으로 꼽히는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해선 전수조사를 시작한 지 석 달이 넘었지만 대책은커녕 현황에 대해서도 감감무소식이다. 건설업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도 소리만 요란하고 실적이 없다.
모두 금융시장 현황 파악이 늦고 그에 따른 대처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다. 1600여명의 고임금 전문직이 모여 있는 금감원이 이렇게 된 건 잘못된 조직 개편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지난 4월 김종창 원장이 부임하면서 조직을 대대적으로 바꿨는데 금융위기 대처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권역을 본부 체제로 바꾼 뒤 부원장과 부원장보에 한 권역씩을 맡기고 100%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다. 예전엔 부원장이 3∼4개 본부를 총괄해 권역별로 유기적 협조가 가능했는데 이젠 본부장 체제이다 보니 협력이 쉽지 않다. 상당수 임원이 외부 출신이어서 적응이 안 된 임원도 있다.
은행 부문은 지주서비스국과 은행서비스국으로 나누고 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은 모두 지주국에 맡겼다. 이랬더니 은행 감독권한을 쥔 일반은행서비스국에서 중소기업 지원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해도 손발의 역할을 해야 할 지주국은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일반은행서비스국에서 현재 가장 바쁜 신용서비스실(기업 구조조정 담당)과 외환업무실(외환자금시장 담당)은 국에서 실 규모로 축소됐다.
소위 '에이스'라고 불리는 실력이 좋은 검사역들을 지주국과 대부업을 담당하는 중소서민금융서비스본부에 집중시키다 보니 은행 권역에선 검사인력도 모자란다. 김 원장이 개혁 중추조직으로 야심차게 핵심인력을 뽑아 만든 '변화추진기획단'도 위기 속에 유명무실해졌다.
금융회사에 대한 모든 감독 및 검사 권한을 갖고 있는 금감원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게 금융 위기 수습의 첫걸음이라고 시장에선 보고 있다.
김현석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모두 금융시장 현황 파악이 늦고 그에 따른 대처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다. 1600여명의 고임금 전문직이 모여 있는 금감원이 이렇게 된 건 잘못된 조직 개편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지난 4월 김종창 원장이 부임하면서 조직을 대대적으로 바꿨는데 금융위기 대처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권역을 본부 체제로 바꾼 뒤 부원장과 부원장보에 한 권역씩을 맡기고 100%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다. 예전엔 부원장이 3∼4개 본부를 총괄해 권역별로 유기적 협조가 가능했는데 이젠 본부장 체제이다 보니 협력이 쉽지 않다. 상당수 임원이 외부 출신이어서 적응이 안 된 임원도 있다.
은행 부문은 지주서비스국과 은행서비스국으로 나누고 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은 모두 지주국에 맡겼다. 이랬더니 은행 감독권한을 쥔 일반은행서비스국에서 중소기업 지원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해도 손발의 역할을 해야 할 지주국은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일반은행서비스국에서 현재 가장 바쁜 신용서비스실(기업 구조조정 담당)과 외환업무실(외환자금시장 담당)은 국에서 실 규모로 축소됐다.
소위 '에이스'라고 불리는 실력이 좋은 검사역들을 지주국과 대부업을 담당하는 중소서민금융서비스본부에 집중시키다 보니 은행 권역에선 검사인력도 모자란다. 김 원장이 개혁 중추조직으로 야심차게 핵심인력을 뽑아 만든 '변화추진기획단'도 위기 속에 유명무실해졌다.
금융회사에 대한 모든 감독 및 검사 권한을 갖고 있는 금감원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게 금융 위기 수습의 첫걸음이라고 시장에선 보고 있다.
김현석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