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하려고 아내에게 다가가면 아내는 부드럽고 하얀 수증기로 변해버린다. (<사람들은 구름이 되어간다>) 미술학교가 지루하고 룸메이트가 섹시하다는 이유로 우주인 헬멧을 쓰고 다니는 소녀가 있다. (<미술학교는 너무 지루하다>)

미국 작가 조 메노의 소설집 <유령 비행기>(김현섭 옮김,늘봄)에 실린 작품 20여편에는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나 인물들이 등장한다.

메노는 "지진 전쟁 홍수 그리고 나날이 무능해지는 것 같은 정치인들에 이르기까지,우리 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재앙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작가의 말대로 작품 속 인물들의 특성이나 그들의 처지는 재앙에 가까워 보이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누구든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이런 특이한 소재에 빗대어 멋지게 보여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