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종류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노르웨이

고대 노르웨이의 크리스마스는 추운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리는 한겨울 빛의 축제였다. 크리스마스라 하면 반짝이는 촛불과 따뜻한 벽난로,갓 구워 낸 신선한 빵과 케이크,전나무 및 소나무 향기와 더불어 게르만 니세와 성 니콜라스의 혼합체인 노르웨이 산타클로스 '율레니센'을 떠올린다. 일반 가정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식사를 1년 중 가장 중요한 식사로 꼽으며 전통 음식을 해 먹는다. 노르웨이 남북부 지역에선 대구와 대구 간이 유명하며 염장 대구로 만든 바칼라오,그리고 그 외의 지역에선 양갈비를 즐겨 먹는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전통에 따라 일곱 종류의 케이크를 직접 굽는다. 오슬로의 노르웨이 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박람회가 유명하다. 오슬로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전야제 이벤트를 구경할 수 있다.


촛불로 밝히는 크리스마스,덴마크

덴마크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마음의 축제'라고 할 만큼 중요한 기념일로 여긴다. 그래서 그들만의 독특한 전통을 지키고 있다. 덴마크의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4주 전 매주 일요일 강림절 화관의 촛불을 하나씩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각 가정에선 12월1일부터 아침식사 시간이면 줄자처럼 1에서 24까지 숫자가 새겨진 촛불을 밝힌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기에 코펜하겐의 놀이공원 티볼리 만한 곳도 없다. 미니어처 마을을 비롯해 반짝이는 등불로 수놓인 거리,화려한 전등으로 장식된 호수에서의 스케이팅을 만날 수 있다. 코펜하겐 시청 앞 광장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오색 화려한 불을 밝힌다. 덴마크만의 또 다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크리스마스 올드 타운이 좋겠다. 1960~70년대 크리스마스 풍경뿐만 아니라 시대별 양식의 주택과 이륜 마차 등 고풍스러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빠질 수 있다.


빛의 여왕이 이끄는 퍼레이드,스웨덴

매년 12월13일 '루시아 데이'는 스웨덴에서 가장 주목받는 축제다. 스톡홀름에 있는 야외 박물관 스칸센에서 빛의 행진을 이끌 젊은 여성이 선발된다. '빛의 여왕'인 루시아는 이탈리아 동정 성인 루시아를 말한다. 축제 당일 루시아 화관 수여식이 진행되며 시내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흰 옷에 촛불 장식을 한 화관을 쓴 루시아는 노래를 부르며 커피와 빵,생강쿠키 등을 나눠 준다. 퍼레이드는 불꽃 놀이와 함께 끝을 맺는다. 루시아를 선발하는 스칸센은 세계 최초의 야외 박물관이다. 전통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유명하다. 매년 11월29~30일,12월6~7일 그리고 12월13~14일 주말에만 열린다. 전통 소시지,치즈,공예품,향료, 케이크,훈제 칠면조 ,직접 뜬 벙어리 장갑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품들이 노점 판매대를 가득 채운다. 모라의 산타월드는 아이들이 좋아한다. 산타의 집,오로라 호수,난쟁이가 사는 집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친다. 선물을 만드는 요정과 어울리고 생강쿠키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산타와 함께 즐기는 이브,핀란드

핀란드의 크리스마스는 로바니에미의 '산타마을'에서 완성된다. 이 산타마을은 산타를 상품화해 성공한 테마 공원.전 세계 어린이들이 진짜 산타가 살고 있다고 믿는 곳이다. 핀란드 어린이들은 원래 산타가 '귀의 산'이란 뜻의 코르바툰투리에 산다고 믿었다. 1920년대 "산타 할아버지는 코르바툰투리에 살고 있어 모든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을 수 있다"고 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의 말이 전파를 타면서 그 믿음이 깊어졌다고 한다. 산타마을 중심에는 산타우체국이 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산타 할아버지께'라고 주소를 써 보내는 편지가 모이는 곳이다. 산타 할아버지가 비서들의 도움을 받아 답장을 쓴 뒤 산타 소인을 찍어 보내 준다. 여행객들은 현장에서 엽서나 편지를 써 보낼 수 있다. 좁기는 하지만 산타 집무실도 있다. 기념품점에서 크리스마스 관련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산타마을에서 2㎞ 떨어진 곳에 산타파크도 있다. 산타를 주제로 꾸민 작은 동굴 속의 놀이공원으로 어린아이들이 좋아한다. 산타 썰매를 타고 눈 덮인 자작나무 사이를 달리는 기분이 색다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