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 IT株 중심 2천억 이상씩 순매수

기관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랜만에 동반 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와 환율 안정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쌍끌이' 장세가 펼쳐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틀간 기관은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외국인은 IT(정보기술)와 조선업종의 대표주들을 선별적으로 바구니에 담았다. 다만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매매의 성격이 짙어 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나란히 2000억원 이상씩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3일 연속,외국인은 이틀째 순매수에 가담했다. 통상 기관이 사면 외국인은 팔고,반대로 기관이 팔면 외국인은 사던 엇박자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요 매수 종목에서는 차이가 많았다. 전날을 포함해 이틀간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은행주가 4개나 포함됐다.

기관은 KB금융을 486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348억원) 신한지주(312억원) 외환은행(223억원)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하나금융 기업은행 등과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주도 사들였다.

기관 매수세 덕분에 외환은행(32.22%) 우리금융(31.78%) KB금융(25.00%) 등은 이틀새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틀 동안 삼성전자(1745억원) LG전자(357억원) LG디스플레이(214억원) 등 대형 IT주를 주로 매입했다. 포스코(755억원) 현대중공업(254억원) 삼성중공업(194억원) 등 중국 관련주와 한국전력(228억원) SK텔레콤(148억원) 등 경기 방어주들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순매수 상위권에선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철강금속 화학 금융 건설 등 업종별로 골고루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실물 부문의 위험이 남아있어 당분간은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고 낙폭이 큰 종목 위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며 이틀간 단기 급등한 은행주의 경우 잠재손실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반등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