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서 폭탄테러…태국, 반정부 시위속 쿠데타설

글로벌 경기침체로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태국 중국 등 지구촌 곳곳에서 테러와 각종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등 민심마저 흉흉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50여일 앞둔 시점에서 인도 뭄바이에서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테러가 일어나고,뉴욕에서도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알 카에다의 테러가 예상된다는 첩보로 예비 경계태세가 발령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120여명 사망…러 당국 "테러단체 알카에다 연계"
태국, 2개 공항 비상사태…한국인 임시 항공편 이용
중국, 해고 노동자들 경찰차 방화 등 시위 격화
미국, 추수감사절 앞두고 뉴욕테러 예비경보 발령

인도의 경제ㆍ금융 중심지인 뭄바이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총기 및 수류탄 테러가 발생,12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도시 전체가 혼란에 휩싸였다. 로이터통신은 27일 현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연쇄 테러로 최소 6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사망자가 125명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3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군 당국은 오베로이 호텔과 타지 호텔에 병력을 투입,구출 작전을 벌였다.

현지 한국인들은 이번 테러에서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상부는 타지마할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던 뭄바이 총영사 공관원 및 주재원 등 한국인 총 26명이 일시적으로 호텔에 고립됐다가 현지 경찰 등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했다고 밝혔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치밀하게 계획된 이번 테러는 외부 연계 세력이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 살해를 통해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테러 배후로 해외 무장단체를 지목했다. 러시아 정보당국 고위관리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뭄바이에서 테러공격을 저지른 특정 단체들이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쇄테러 발생 후 외국기업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생활용품 업체인 힌두스탄 유니레버와 메릴린치,모건스탠리,HSBC홀딩스 인도 지사 등은 27일 뭄바이 지사를 서둘러 폐쇄했다. 델은 48시간 동안 직원들의 인도 출입을 금지했고,휴렛팩커드(HP)는 뭄바이 지사를 폐쇄하는 한편 직원들의 뭄바이 출장을 금지했다. 일본의 3대 제약업체인 다이이치산쿄는 신변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인도 출장을 전면 금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뭄바이시는 이날 증시를 휴장했다.

태국 반정부 시위대의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점거가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과 돈 므앙 공항이 반정부 시위대의 점거농성으로 폐쇄됨에 따라 27일 밤부터 파타야 우타파오 공항으로 떠나는 임시 항공편을 운항하기로 했다.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태국의 정국 혼란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7일부터 방콕시내에서는 '쿠데타 설'도 나돌고 있다. 현지 방송인 '채널 3'은 이날 오후 긴급속보를 통해 군병력이 방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솜차이 옹사왓 태국 총리는 이날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한 뒤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 중인 수완나품과 돈므앙 등 2개 공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티라차이 산캐에우 농업부 차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항 정상화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각료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해고 노동자들이 경찰차에 방화하며 공권력에 대항하는 등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 둥관에서 퇴직보상금에 불만을 품은 근로자 500여명은 27일 공장에 난입,기물을 부수고 진압경찰 차량 5대를 파손했다. 진압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5명이 부상했다. 이달 초 선전에선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찰이 던진 무전기에 맞아 쓰러지면서 사망,수천명의 시민들이 경찰을 공격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도 27일 오전 미 대사관 인근 도로에서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자폭 테러로 4명이 사망하고,6명이 부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서기열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