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보르도 와인은 경기 침체,신대륙의 성장 등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최고급 와이너리라도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

크리스토퍼 살랑 샤토 라피트 로쉴드 회장(53)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중저가 와인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굉장히 넓어져 10년 전부터 칠레 아르헨티나 등 신대륙에 진출해 와인을 생산하고 한국에도 3만원대 와인을 새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샤토 라피트 로쉴드는 샤토 무통 로쉴드,샤토 마고,샤토 오브리옹,샤토 라투르와 함께 프랑스 5대 최고급(그랑크뤼 1급) 샤토 중 하나다. 살랑 회장은 국내에 '레정드 시리즈'(3만원대) 론칭 행사를 위해 이날 방한했다.

살랑 회장은 "현재 칠레에서 '로스바스코스'를,아르헨티나에선 '보데가스 카로'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며 "최근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불안정해 생산지를 다각화하는 것은 기술 발전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대륙 와인을 생산하면 샤토 라피트 로쉴드의 명성이 훼손받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산지ㆍ유통 방식이 모두 다르고,신대륙은 전체 와인시장에서 부수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와인은 근본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으로 구분됩니다.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것으로 나뉜다는 뜻이죠.라피트 로쉴드는 14세기부터 있었지만 칠레 와인의 역사는 20년입니다. 그레이트 와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가라 해도 신대륙 와인에 그레이트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가에 의문이 드는 이유죠.소비자들도 처음엔 대부분 신대륙 와인을 접하지만 경험과 돈이 쌓일수록 프랑스 와인으로 회귀할 것입니다. "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살랑 회장은 "와인 관계자들이 5년 전만 해도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일본,한국과 아시아 국가들'로 부른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한국 와인시장의 성과는 놀라워 이젠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됐습니다. 아직 잠재력이 큰 만큼 세계 와이너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글=최진석 기자/사진=임대철 인턴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