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교 관계 서술… 분량 맞추기 다소 까다로워

서울대 2009학년도 수시2학기 논술고사는 본고사 논란에 휩싸였던 연세대 고려대와 달리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 지난해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했으며 출제 지문은 특정 지문을 활용하지 않고 출제위원들이 새롭게 작성한 지문이 나왔다. 다만 제시문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기술하면서 분량(2500자 내외)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기는 다소 까다로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서울대 수시 특기자전형에 응시한 653명이 치른 논술고사는 국가와 종교의 관계에 대해 묻는 통합형 문제가 출제됐으며 지난해보다 지문이 줄어 대체로 평이했다는 분석이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국가와 종교라는 논제는 학생들이 꼭 고민해봤으면 하는 주제"라며 "이는 무엇이 사회를 이끌어갈 주체가 되는가라는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시문(가)에는 사회와 종교에 대한 서로 다른 두 가지 관점이 제시됐고,제시문(나)에는 이들의 관계가 개별 국가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제시문(가)에 제시된 두 관점은 종교를 사적 영역으로 치부하고 공적 영역에서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관점과 종교가 사회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제시문(나)에서는 무슬림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금지한 프랑스와 불교가 국가 통합의 강력한 기제로 작용하는 태국,이슬람의 정치화가 진행 중인 터키 등 3가지 예시문이 나왔다.

출제 지문은 고전,교과서 등 특정 지문을 활용하지 않고 출제위원들이 직접 작성해 새로운 지문 형식을 선보였다.

김경범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채점의 핵심은 학생이 자기 생각을 가지고 썼느냐를 보는 것"이라며 "출제 의도와 다른 해석이더라도 명쾌한 논리와 창의성이 드러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