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359쪽/ 1만5000원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이자 최종적인 목표가 바로 '브랜딩'이다. 초기에야 브랜드가 제품의 이름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와 호감,로열티까지를 반영하는 총체적인 영역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왜 그 브랜드에 호감을 가지고 제품을 구매하는지,어떤 경험과 계기로 브랜드에 유대감을 가지는지 그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것이 성공적인 브랜딩의 기본 조건이다.

그 동안의 경험과 직관을 중심으로 이런 주제를 고민하던 나는 ♥뇌,욕망의 비밀을 풀다♥를 한장한장 넘기면서 머릿속이 환해지는 경험을 했다. 이 책은 일단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마케팅 현상을 설명하는 논리를 제공한다. 그래서 기존의 마케팅 책과 분명한 차별점을 갖고 있다. 그 차별화는 단순히 전과 다른 수준의 차별화가 아닌,지금까지의 책보다 훨씬 과학적이고 분석적이며 사실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현대의 마케팅 환경에서 정보의 범람은 오히려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시장 세분화도 더 어렵게 만든다. 제품과 브랜드를 출시할 때 시장 세분화의 관점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타깃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이끌어내는 공통의 유사성을 찾아내는 일이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 책의 '고객 뇌 속에 구축되어 있는 일종의 신경 네트워크가 브랜드'라는 획기적인 정의는 브랜드 마케팅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또 뇌를 읽음으로써 밝혀진 비밀들과 실제 사례들이 시사하는 정보 또한 마케팅 믹스의 각 영역에서 진보적인 발전을 불러 올 것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카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뇌에서 자극-모험-권력 부분이 활성화되는 반면 가족용 밴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뇌는 균형-보살핌 부위가 활성화된다. 같은 자동차이지만 판매 타깃과 전략이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20년 이상 현장 마케팅 경험을 쌓은 사람으로서 과거의 마케팅 장면을 회상하며 느끼는 섬뜩한 일치와 공감의 충격은 이 책이 얼마나 놀라운 정보를 담고 있는지 새삼 일깨워준다.

소비자의 마음을 꿰뚫어보기 위해 고민하는 마케터들은 기존의 마케팅 원칙이나 기법을 잠시 접어두고,이 책을 통해 마케팅 마인드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아보기 바란다. 조서환 KTF 부사장♥아태마케팅포럼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