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치중 말고 이젠 성장 말해야"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효석 의원(3선)은 28일 "민주당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처한 현 상황은 초라한 성적을 거뒀던 지난해 대선과 총선 때보다 더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식 야당 행태에서 원인을 찾았다. "민주평화개혁 세력으로서의 자부심은 가져야겠지만 아무런 대안없이 정부 여당을 비판만 하는 야당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경제적으로 성장에는 관심이 없고 분배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다보니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진보정당도 대안 없이 반대만 하다 우리처럼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의 상황인식이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이제 바뀔 때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서민과 중산층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만큼 성장 역시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라며 "앞으로는 민주당도 성장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각에서는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강력한 대여 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안을 가질 때 강한 야당이 될 수 있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서 "웬만한 것은 정부와 여당에 협조하고 큰 것을 가지고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심찬 민주당의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미국 민주당이 8년 만에 다시 집권할 수 있도록 만든 '해밀턴 프로젝트'와 같은 공약집을 내년 말까지 내놓겠다"는 것이다. 해밀턴 프로젝트는 미 민주당의 싱크탱크격인 브루킹스연구소가 만든 경제 전략 보고서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기존에 당이 내걸었던 정책 틀을 새롭게 만들어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재창조할 것"이라며 "1단계로 내년 1월 당의 정체성과 철학,가치와 비전을 담은 '뉴 민주당 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한나라당이나 자유선진당 등 보수 정당이 추구해온 정책까지도 과감하게 받아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매주 수요일 보수와 진보 진영의 유명 논객들을 초청해 정책 포럼을 열고 당 바깥의 다양한 제언을 듣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동균/노경목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