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오찬.대표 회동.예산심사 보이콧

민주당이 28일 청와대 상임위원장단 오찬에 불참한 데 이어 내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간 청와대 회동 참석도 거부했다.

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의 계수조정 소위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권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대화 자체를 외면하는 데 대해 "정치를 포기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세균 대표는 2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난 9월 이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여러가지를 합의했는데 그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 여당 간부가 만나 예산안과 법안을 일방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뒤 엄포를 놓는 상황에서 청와대에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거부한 것은 회동 결과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는 최근 들어 부쩍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여투쟁이 약하다는 당내 개혁파의 공격을 의식해서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또 정부가 제출한 내년 수정 예산안의 재수정을 요구하며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예결특위의 계수조정 소위에도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결특위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정부가 재수정 예산안을 내놓지 않으면 계수조정 소위 심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과 함께 예산 심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계수조정 소위가 반쪽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가 정부 예산안을 기초로 수정 확정하면 되는 것이지 또 수정 예산안을 내지 않으면 계수조정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정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며 "국민이 한나라당에 왜 172석을 줬는지 그런 의미를 되새기는 그런 순간이 오리라고 본다"고 경고,강행 처리 방침을 내비쳤다.

한편 청와대는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내주 초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키로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