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역발상 경영'… 올해 5곳 취항 늘려

대한항공이 국제선 재취항과 신규 취항을 늘리며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0일 인천~밀라노 노선에 새로 취항할 예정이다. 기존 주 3회 운항해온 인천~로마 노선 중 2회(수,일요일)는 밀라노를 경유하는 형태로,300석 규모 B777-200기종을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고유가와 환율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 9월에도 인천~텔아비브(화,목,토 주 3회),인천~타슈켄트(화,금,토 주 3회) 정기 노선에 취항했다. 지난 6월엔 인천~뮌헨(수,금,일 주 3회)에 새로 비행기를 띄웠고,인천~상파울루(월,수,금 주3회) 노선은 6년8개월 만에 재취항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이 올 들어 취항한 도시는 환율과 유가 안정에 힘입어 60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작년과 같은 5개가 됐다. 작년에는 마드리드,세부,멜버른 등 5개 도시에 신규 취항했다.

대한항공은 고유가로 운항을 일시 중단했던 노선도 속속 재취항하고 있다. 지난 5월 중단한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은 다음 달 16일 다시 운항한다. 다음 달 11일과 12일에는 인천~샌프란시스코와 인천~워싱턴 노선을 기존 주 4회에서 7회로 늘리기로 했다.

해외여행 수요 위축으로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취항을 늘리는 '역(逆)발상'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불황기엔 다른 나라 항공사들의 운항 취소 등으로 '알짜 노선'을 따내기가 호황기보다 쉽고,당장은 적자여도 3년 정도 지나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오랜 현장경험이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규취항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3분기까지 1200여억원의 영업적자를 입었지만 국제선 부문에선 지난해 동기보다 13.3% 증가한 3조960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유가 등에서 비롯된 경영부담은 유류할증료로 일부 보전받기 때문에 신규 노선을 꾸준히 늘린 결과는 4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유가 안정으로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