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책임론 루빈 의장 "씨티 위기 내 잘못 없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씨티, 日 닛코씨티은행 매각 추진
파산 위기 직전에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씨티그룹의 경영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씨티 집행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70)이 29일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해명해 주목된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씨티 문제는 붕괴 조짐을 보인 금융시스템에서 기인한 것일 뿐 나의 실수는 아니다"며 "많은 연봉을 받는 고위직이긴 했어도 경영 핵심에서는 비켜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크람 팬디트 씨티 최고경영자(CEO)가 한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것은 전반적인 금융위기 탓이라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루빈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팬디트 CEO에게 계속 씨티그룹의 일원으로 있으면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혀 계속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루빈 전 장관의 이 같은 해명은 존 포데스타 오바마 정권인수팀 공동팀장이 전날 "씨티그룹에 대해 책임을 묻고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힌 직후 나온 것이다. 루빈 전 장관은 자신의 측근 인사들인 '루빈 사단'이 차기 정부 경제팀 요직에 잇따라 내정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이 과정에서 그가 과연 씨티 경영에 무슨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 재무장관에 내정된 티모시 가이트너 뉴욕방준비은행 총재,대통령 직속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내정된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이 루빈 사단 일원이다.
루빈 전 장관은 씨티가 2004년,2005년 위험성이 큰 투자를 하도록 한 이사회의 결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영진이 계획에 대해 좀 더 적절하게 위험 관리를 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투자에 따르는 구체적인 위험을 피하는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다며 '루빈 책임론'을 회피했다. 씨티는 단기수익을 거둘 목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에 과다하게 투자했다가 지난 1년간 200억달러의 손실을 내는 등 경영난을 겪어왔다.
소식통들은 루빈 전 장관이 경쟁사들이 더 많은 리스크를 지면서 수익을 추구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적극적인 투자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당시 루빈 전 장관은 각종 연설에서 "모든 자산은 과대평가돼 있다"며 "유일하게 과소평가된 것은 투자 위험(리스크)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씨티의 파생상품 투자를 오히려 독려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1999년 이후 씨티그룹에서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1억1500만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거액의 보수를 챙겨온 그가 씨티 경영에 제한적인 역할을 했다면 과연 그렇게 많은 보수를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에서 자산운용사를 운영하는 윌리엄 스미스는 "루빈이 회사 영업에 책임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사회의 멤버로서 신의와 책임 의무를 져야 한다"며 "많은 보수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씨티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본 내 자회사인 닛코씨티신탁은행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01년 합병된 닛코신탁은행은 현재 200억엔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씨티의 닛코코디얼증권도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매각하지 않을 방침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파산 위기 직전에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씨티그룹의 경영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씨티 집행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70)이 29일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해명해 주목된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씨티 문제는 붕괴 조짐을 보인 금융시스템에서 기인한 것일 뿐 나의 실수는 아니다"며 "많은 연봉을 받는 고위직이긴 했어도 경영 핵심에서는 비켜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크람 팬디트 씨티 최고경영자(CEO)가 한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것은 전반적인 금융위기 탓이라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루빈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팬디트 CEO에게 계속 씨티그룹의 일원으로 있으면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혀 계속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루빈 전 장관의 이 같은 해명은 존 포데스타 오바마 정권인수팀 공동팀장이 전날 "씨티그룹에 대해 책임을 묻고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힌 직후 나온 것이다. 루빈 전 장관은 자신의 측근 인사들인 '루빈 사단'이 차기 정부 경제팀 요직에 잇따라 내정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이 과정에서 그가 과연 씨티 경영에 무슨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 재무장관에 내정된 티모시 가이트너 뉴욕방준비은행 총재,대통령 직속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내정된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이 루빈 사단 일원이다.
루빈 전 장관은 씨티가 2004년,2005년 위험성이 큰 투자를 하도록 한 이사회의 결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영진이 계획에 대해 좀 더 적절하게 위험 관리를 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투자에 따르는 구체적인 위험을 피하는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다며 '루빈 책임론'을 회피했다. 씨티는 단기수익을 거둘 목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에 과다하게 투자했다가 지난 1년간 200억달러의 손실을 내는 등 경영난을 겪어왔다.
소식통들은 루빈 전 장관이 경쟁사들이 더 많은 리스크를 지면서 수익을 추구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적극적인 투자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당시 루빈 전 장관은 각종 연설에서 "모든 자산은 과대평가돼 있다"며 "유일하게 과소평가된 것은 투자 위험(리스크)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씨티의 파생상품 투자를 오히려 독려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1999년 이후 씨티그룹에서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1억1500만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거액의 보수를 챙겨온 그가 씨티 경영에 제한적인 역할을 했다면 과연 그렇게 많은 보수를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에서 자산운용사를 운영하는 윌리엄 스미스는 "루빈이 회사 영업에 책임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사회의 멤버로서 신의와 책임 의무를 져야 한다"며 "많은 보수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씨티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본 내 자회사인 닛코씨티신탁은행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01년 합병된 닛코신탁은행은 현재 200억엔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씨티의 닛코코디얼증권도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매각하지 않을 방침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