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역수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3억달러 적자였다. 월말로 가면서 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하는 '11월 수출입동향'에서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폭은 상당히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적자라면 심리적 충격은 클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수출은 지난 수년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세계경제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어 수출 둔화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외환보유액이 2000억달러 밑으로 줄어들었는지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 10월 말 2122억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환율방어와 시중은행에 대한 외화자금 공급 확대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고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도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선이 무너졌더라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 정부와 한국은행 관계자들의 얘기다. 문제는 외환시장을 짓누르는 심리적인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하는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10월에 나온 속보치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속보치에서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3.9%로 3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수치보다 잠정치가 더 나빠진다면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소비자물가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4%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는 11월에도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원화 환율이 많이 올라 수입물가 부담이 커졌으나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하락폭이 워낙 가파르고 경기마저 급속도로 냉각돼 소비수요가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의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미국 등에서는 이미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우려할 정도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연말 결산을 앞둔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 주에도 후순위채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계획한 후순위채 발행 물량을 모두 소화해 자본 확충에 성공한다면 정부의 개입 여지는 크게 줄어든다.

지난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C&그룹 문제를 놓고 은행과 보험사 등 채권단은 3일 회의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보험사 등 제2금융권도 채무조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국회는 이번 주 새해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심의에 들어간다. 예산뿐만 아니라 종합부동산세와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 등을 놓고 여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