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인치 널찍한 화면 '고화질 극장' 자리매김

저장용량 320기가 '휴대형 데스크톱' 충분

최근 휴대용으로 넷북을 구입한 회사원 박선희씨(27)는 집에서 쓰던 데스크톱 PC를 교체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영화나 DVD 등을 감상하는 용도로 쓰기에는 구입한 지 6년이 넘은 데스크톱의 성능이 딸려서다. 좀 더 넓은 하드디스크 용량과 널찍한 화면을 위주로 고르다 보니 책상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부피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최근 HP가 내놓은 16.1인치 크기의 고성능 노트북 'HP 컴팩 프리자리오 CQ60'이다.

박씨처럼 데스크톱 대신에 대형 노트북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데스크톱 대신에 대형 화면의 노트북을 선호하는 것.16인치,15.4인치 등 대형 노트북의 성능이 데스크톱 못지 않은 데다 250기가바이트(GB),320GB 등 저장 용량도 커서 데스크톱을 대신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16인치대 노트북으로 극장처럼

데스크톱의 자리를 넘보는 대표적인 노트북은 마치 극장에서처럼 16 대 9의 화면비율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16인치대 제품들이다. 소니코리아가 지난 10월 16.4인치 와이드 화면의 노트북(모델명 VGN-FW27L/H)을 내놓은 데 이어 HP 등이 잇따라 16인치 이상 노트북을 선보였다.

소니의 16.4인치 노트북은 '휴대할 수 있는 고화질 극장'이라는 테마로 기획된 제품이다. 고해상도를 표현해내는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탑재했고 4GB 메인 메모리,320GB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내장했다. 기존 제품보다 1.8배가량 색 재현력을 높인 LCD화면(클리어 브라이트)으로 선명한 동영상 감상이 가능하다. 가격은 239만9000원.

HP가 지난달 초 내놓은 16.1인치 노트북 'HP 컴팩 프리자리오 CQ60'은 고화질을 구현해내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9200'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영화감상뿐 아니라 3차원 게임을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영화관에서처럼 16 대 9의 화면비율을 그대로 적용,마치 영화 필름처럼 위,아래에 나타나는 까만 공백을 없앴다. 2GB짜리 메인 메모리와 160GB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내장했다.

HP 관계자는 "컴팩 프리자리오 CQ60은 저반사 코팅 LCD화면을 탑재해 눈부심 현상도 없앴다"며 "선명한 화면과 고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선호하는 20~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100만원대.


◆휴대 가능한 15.4인치도 '인기'

16인치 크기의 노트북은 영화감상에 최적화돼 있지만 휴대해야 할 경우가 생길 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화면도 크고 휴대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15.4인치 노트북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는 물론 도시바 HP 등 외국 업체도 15.4인치 크기의 고성능 노트북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지난 10월 말 내놓은 15.4인치 노트북 '에버라텍 썬더'는 AMD의 튜리온 CPU를 장착했다. 코덱 프로그램으로 동영상을 보는 기존 방식과 달리 CPU에서 직접 동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는 방식(UVD)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그래픽카드 없이도 고화질 동영상을 보는 데 무리가 없다. 320GB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했고 무게는 2.6㎏(배터리 포함)이다. 가격은 139만9000원.

도시바코리아가 내놓은 15.4인치 크기의 '새틀라이트 A300 클래스 S'는 멀티태스킹 속도를 기존 제품보다 50% 이상 높여 영화 감상과 다른 작업을 동시에 원활히 할 수 있다. 도시바만의 트루브라이트 기술을 적용해 선명한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저음에서도 생동감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하만카돈 스피커를 탑재했다. 250GB의 하드디스크에 가격은 169만원.

LG전자의 15.4인치 노트북 'XNOTE S510' 역시 일반 LCD보다 50% 이상 선명한 화면으로 영화 감상에 적합하다. 3GB 메인 메모리 등 고사양의 제품으로 가격은 240만원대다. 삼성전자 역시 인텔의 센트리노2 CPU를 탑재한 15.4인치 노트북 'R510'을 출시하는 등 고사양 노트북을 속속 내놓고 있다.

도시바코리아 관계자는 "새틀라이트 A300 블랙라벨 시리즈는 비교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1500대가량 팔려 누적 판매량이 7000여대에 달한다"며 "고화질 영상 등 콘텐츠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고성능 노트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