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기업에 근무하는 김모 차장은 최근 커피에 프림과 설탕을 잔뜩 넣은 '다방'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대신 회사 사무실에서 갓 뽑아져 나오는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타 '아메리카노' 스타일로 마신다. 김 차장은 "커피맛에 빠져 아예 요즘엔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여놓고 와이프와 커피를 마셔볼까 한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지갑은 얇아져도 '커피'만큼은 참을 수 없다는 이른바 '커피홀릭'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명품을 선호하는 일부 여성들이 즐겼던 커피 문화가 30~40대 남성들 사이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 최근 들어 날이 추워지면서 갓 뽑은 커피 한 잔을 집에서도 즐기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에스프레소 머신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난,'가내추출(家內抽出)'한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찾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밖에서 먹는 것보다 직접 뽑아 먹는 것이 더 싸다"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 전문점에서 하루 2~3차례만 커피를 마셔도 한 달에 20만~30만원은 훌쩍 넘어가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비용을 대고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비하는 경우는 있지만 가정에서 이만한 제품을 들여오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래서 업계는 최근 실속형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20만~40만원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홈쇼핑에 10만원대 에스프레소 머신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뭐가 좋을까
에스프레소 머신은 전자동 제품과 반자동 제품으로 나뉜다. 반자동 제품은 커피 농도와 추출량을 입맛에 맞도록 조절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독일의 크룹스가 선보이고 있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XP4050)은 92~95도 온도에 15기압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한다. 열전도율이 뛰어난 알루미늄 관으로 기계를 만들어 맛과 향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오토 카푸치노 버튼만 누르면 우유거품이 풍부한 카푸치노나 카페라테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에스프레소 잔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컵 예열판도 갖춰져 있어 집에서도 커피 전문점 못지 않은 분위기와 기분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36만7000원.
◆고가 캡슐형 제품도 인기
독일 밀레는 최근 커피와 크림을 동시에 만드는 완전 자동 방식 에스프레소 캡슐 커피 머신(밀레 CVA3650ST)을 내놨다. 일반 제품과 달리 커피를 추출하면서 우유 거품을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더블 히팅 시스템을 사용했다. 최대 10명의 취향을 저장할 수 있어 원하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커피를 담은 5종의 캡슐을 총 20개까지 저장할 수 있어 캡슐을 자주 채워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자동 세척 기능이 있어 커피관을 정기적으로 청소해 골칫거리였던 물때 제거 문제도 개선했다. 4단계 여과 장치를 거쳐 커피를 추출하며 에너지 절약을 위한 대기모드 기능과 안전잠금 장치 등의 부가 기능이 있다. 제품가격은 300만원 선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