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열릴 제4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기업 정부 무역유관기관들은 내년 수출목표 5000억달러 달성을 위한 각오를 다질 예정이다. 우리경제 최대과제가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이고 보면 사실 수출보다 더 중요한 과제도 없다.

문제는 최근 수출이 예상을 뛰어넘어 급감(急減)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수출을 보면 특히 그런 우려가 나올 만하다. 무역수지는 약 3억달러 흑자였지만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3%나 줄었다. 월간 기준으로 수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이고, 조업일수 등을 감안하면 200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과거 수주물량으로 버티는 선박을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지역적으로는 중동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감소했다. 특히 제1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우 지난 10월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11월에는 그 감소폭이 무려 27.8%에 달했다. 선진국 신흥국 할 것없이 전 세계적으로 실물경제 침체가 동시에, 또 빠르게 닥치며 수출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나빠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그렇다치고 내년이 정말 걱정이다. 내년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도 멀어질 게 뻔하다. 민간, 정부 할 것없이 강력한 수출드라이브에 다시 시동을 걸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는 실물경제종합지원단과 수출입 상황실을 풀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수출지역의 수입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선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번 기회에 수출전략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이나 중국 인도 등 거대 신흥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중동 중남미 아프라카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중국의 내수 확대책에 맞춰 수출전략을 수정하고, 일본 엔고를 틈타 경쟁지역을 공략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특히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때야말로 자원보유국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플랜트 등의 수출을 늘릴 방안도 모색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정부는 유동성(流動性) 지원 등 수출기업 애로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