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휴대폰 판매량이 122만5000여대로 10월보다 21% 감소,올 들어 월간 기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데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결과다. 이동통신사들이 마케팅 경쟁을 가장 치열하게 벌였던 지난 4월(276만대)에 비해서는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휴대폰 판매량이 60만8000대로 전월(80만대)에 비해 20만대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그러나 다른 업체들도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해 시장 점유율은 49.6%로 절반 수준을 유지했다. LG전자는 11월 한 달간 휴대폰 37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휴대폰 시장마저 침체에 빠진 것은 이동통신사의 고객 전략이 바뀐 탓도 있다. 이통사들이 지난 4월 의무약정제를 시행하면서부터 보조금(할인 혜택)을 통한 출혈 경쟁을 피하고 우량 가입자 확보를 위해 장기 계약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규 가입자의 80% 정도가 의무약정제를 선택하고 있어 이통사 입장에서는 이들 고객을 최소 12개월에서 24개월 동안 묶어둘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의무약정제 시행 초기에 한꺼번에 휴대폰을 바꾸는 바람에 갈수록 교체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햅틱2 스타일보고서 등과 같은 터치스크린 휴대폰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며 "앞으로 스마트폰 제품군을 강화하면서 시장 확대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