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웅성광벤드 등 6개사, 시총 상위 20위 들어 … 조선업황 부진속 대체에너지 핵심사업으로 부각

NHN이 떠난 코스닥에서 조선기자재주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불황에도 불구,풍력발전 사업의 가치가 부각되며 조선기자재주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육박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주와 IT부품주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속적 성장세를 보여온 조선기자재주 6개 종목이 모두 시가총액 2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대장주인 태웅은 SK브로드밴드에 이어 코스닥 2인자로 자리잡았고 태광(9위) 성광벤드(11위) 유니슨(15위) 평산(16위) 현진소재(19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최근 급등세인 용현BM도 50위권으로 진입하면서 조선기자재 7인방이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6.96%에 달했다. 코스닥의 핵심 업종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특히 기관들이 최근 코스닥 반등장에서 태웅 평산 성광벤드 유니슨 등을 꾸준히 매집하며 반등을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조선업황 부진 속에서도 이처럼 조선기자재주들이 꿋꿋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체에너지 분야의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풍력사업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보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기자재주들이 올해도 풍력사업 비중을 늘리며 성장성을 이어갈 기반을 만들고 있다"며 "풍력사업은 경기 불황 속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단가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조선업 호황기에 벌어들인 돈을 풍력사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태웅은 세계 1위의 풍력부품업체로 성장했다. 태웅은 최근 베스타스(Vestas)와 220억원 규모의 풍력 관련 메인샤프트 납품 계약을 체결,첫 거래관계를 형성하며 풍력사업의 추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평산과 용현BM 등은 이미 전체 매출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하고 있어 안정적 사업구조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풍력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현진소재도 베스타스와 납품계약을 추진 중이어서 올 연말 풍력사업 비중이 30% 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올해 풍력시장에 진출한 유니슨은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주가도 지난 10월28일 저점(5620원) 대비 133% 급등한 1만3150원까지 올라와 있다.

조선기자재가 풍력발전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은 오바마 당선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오바마노믹스의 핵심이 그린에너지이기 때문에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보유한 풍력발전 관련 사업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려 또 다른 버블이 형성될 경우 신재생에너지 쪽이 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태광 성광벤드 등 풍력사업을 하지 않는 업체들도 실적개선에 힘입어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만들어내는 부품은 조선,석유화학플랜트,풍력발전 등 용도가 다양해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강점이 있다"며 "최근 주가 상승은 유연한 사업구조와 함께 낙폭 과대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용준/조진형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