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비용 증가로 우회상장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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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年 15~20%까지 치솟아 … 지난달 차바이오텍 1곳에 그쳐
한 장외기업 사장은 최근 주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자 우회상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권사를 방문했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인수금융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우회상장을 추진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인수금융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이처럼 우회상장이나 인수·합병(M&A)을 포기 또는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인수금융 총 수수료가 연 15~20%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0~11월의 금융위기 이전(10~15%)보다 5%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보통 인수기업의 사모사채나 주가연계채권(BW·CB) 등을 발행해 인수대금을 빌려주고 있다. 인수금융 총 수수료는 사모사채 금리와 취급수수료를 합친 것이다. 증권사 IB(투자은행)담당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수금융 대상업체 선정을 매우 까다롭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 20%에 가까운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원금 회수를 쉽게 하기 위해 사모사채를 인수할 때 선취수수료 방식으로 떼는 취급수수료를 예전 3~5%에서 5~10% 수준으로 높여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 M&A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증권사의 인수금융 관련 비용이 저축은행 수준까지 높아져 인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증권사와 수수료를 놓고 조율하다 결국 우회상장이나 M&A를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1월부터 우회상장 추진사례는 실종됐다. 매달 코스닥 우회상장 사례는 5건 내외씩 발생했지만 지난달엔 코스닥 디오스텍을 통해 우회상장키로 한 차바이오텍이 유일하다. 바이오벤처로 관심이 높은 차바이오텍조차 이번 우회상장 과정에서 인수금융에 애로를 겪어 이사회 결의를 2주 정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회상장을 준비 중인 한 기업의 관계자는 "현재 은행에선 인수금융을 일으킬 형편이 못 되고 사채업계도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며 "결국 증권사에서 인수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우량기업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IB 담당자는 "인수자금 조달 문의가 곳곳에서 들어오고 있지만 번번이 협상은 결렬되고 있다"며 "현재로선 인수금융 수수료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회상장이나 M&A를 연기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한 장외기업 사장은 최근 주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자 우회상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권사를 방문했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인수금융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우회상장을 추진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인수금융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이처럼 우회상장이나 인수·합병(M&A)을 포기 또는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인수금융 총 수수료가 연 15~20%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0~11월의 금융위기 이전(10~15%)보다 5%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보통 인수기업의 사모사채나 주가연계채권(BW·CB) 등을 발행해 인수대금을 빌려주고 있다. 인수금융 총 수수료는 사모사채 금리와 취급수수료를 합친 것이다. 증권사 IB(투자은행)담당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수금융 대상업체 선정을 매우 까다롭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 20%에 가까운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원금 회수를 쉽게 하기 위해 사모사채를 인수할 때 선취수수료 방식으로 떼는 취급수수료를 예전 3~5%에서 5~10% 수준으로 높여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 M&A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증권사의 인수금융 관련 비용이 저축은행 수준까지 높아져 인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증권사와 수수료를 놓고 조율하다 결국 우회상장이나 M&A를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1월부터 우회상장 추진사례는 실종됐다. 매달 코스닥 우회상장 사례는 5건 내외씩 발생했지만 지난달엔 코스닥 디오스텍을 통해 우회상장키로 한 차바이오텍이 유일하다. 바이오벤처로 관심이 높은 차바이오텍조차 이번 우회상장 과정에서 인수금융에 애로를 겪어 이사회 결의를 2주 정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회상장을 준비 중인 한 기업의 관계자는 "현재 은행에선 인수금융을 일으킬 형편이 못 되고 사채업계도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며 "결국 증권사에서 인수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우량기업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IB 담당자는 "인수자금 조달 문의가 곳곳에서 들어오고 있지만 번번이 협상은 결렬되고 있다"며 "현재로선 인수금융 수수료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회상장이나 M&A를 연기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