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필독서로 《금융 공황과 외환 위기 1870~2000》을 소개한다. 책 이름이 꽤 길다. 영남대의 차명수 교수가 지은 책이다. 금융위기 관련 서적으로는 《금융 투기의 역사》(에드워드 챈슬러 저)를 비롯한 십수 권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가 집필한 책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외환위기와 관련해서는 《실록 외환대란》(정규재 저) 등이 있지만 지난 100여년간 세계적인 산업화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터져 나왔던 금융위기를 학문적 차원에서 어프로치한 책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특히 환율 제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한다. 급격하게 요동 치는 환율에 대한 고민이 깊어 가고 있는 요즈음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저자는 학생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고 쓰고 있지만 줄 쳐 가며 읽어야 하기 때문에 하룻밤에 읽어 내리는 책은 아니다. 저자가 직접 붙인 영어 제목은 'Financial Panics and Balance of Payments Crisis,1870~2000' 이다.

지난 2004년 발간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서 저자는 이렇게 전망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발전은 한 나라가 대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독자적인 정책을 집행하는 것을 점점 어렵게 만들 것이다. 나라 사이에 통화 정책 격차가 발생했을 때 더 큰 규모의 국제 자본 이동이 촉발되어 환율 변동이 증폭되고 이에 따른 부작용이 심화될 것이다. " 통화 제도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의 필독서라고 보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