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12시간 조사…"동생에게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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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세종證 매각 로비 대가추궁
이르면 2일 구속영장 청구
세종증권 매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출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상대로 12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밤 11시께 일단 귀가시켰다. 검찰은 이르면 2일 중 노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검찰청사를 빠져나가면서 매우 피곤한 모습으로 취재진에게 "돈 받은 사실이 없어 혐의는 없지만 자꾸 말썽이 일어나 동생(노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며 "착잡하며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노씨는 수사에 협조적으로 임했으나 혐의 내용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변호인인 정재성 변호사와 나란히 앉아 자신의 입장에 대해 확고하게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왜 돌려보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통상적인 법 절차에 따라서 처리하고 있는 것"이라고만 밝혔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노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조카사위인 정 변호사와 함께 대검 후문으로 들어와 박용석 중앙수사부장을 만나 차를 마신 뒤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이곳은 지난 4월 준공된 대형 특별조사실 1120호로 면적은 51㎡이며 대검 내 10여개 조사실 가운데 가장 넓다.
◆건평씨가 챙긴 '몫'은?
대검 중수부는 노씨를 상대로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노씨가 얻은 경제적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노씨가 최소한 수억원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씨는 2005년 5월 정화삼 전 제피로스골프장 대표(구속)와 동생 광용씨(구속) 등의 청탁을 받고 그해 6월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구속)을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수감 중)에게 소개해줬다. 정씨 형제는 홍 사장에게 건네받은 30억원으로 2006년 5월 경남 김해의 한 상가를 매입해 오락실을 운영했으며 부산에서도 성인오락실을 열었다. 검찰은 이 오락실의 일정 지분을 노씨가 소유하고 이익금을 나눈 단서를 포착했으며 이와 별개로 현금과 상품권 등을 받은 정황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차-정대근씨 사이엔 건평씨가?
노씨는 매각 과정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정 전 회장을 잇는 또 다른 '연결고리'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세종증권 인수에 앞서 주식을 사고 팔면서 매매차익 178억원을 낸 박 회장과 정 전 회장 사이에 건평씨가 다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내부 속사정을 모를 경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과 정 전 회장은 모두 경남지역이 기반이지만 매각정보를 교환할 만한 관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은 박 회장과 정 전 회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노씨가 박 회장에게 인수 정보를 건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씨를 추궁했다. 한편 정씨의 돈관리를 해온 사위 이영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며칠째 소재 파악이 되지 않자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이르면 2일 구속영장 청구
세종증권 매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출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상대로 12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밤 11시께 일단 귀가시켰다. 검찰은 이르면 2일 중 노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검찰청사를 빠져나가면서 매우 피곤한 모습으로 취재진에게 "돈 받은 사실이 없어 혐의는 없지만 자꾸 말썽이 일어나 동생(노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며 "착잡하며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노씨는 수사에 협조적으로 임했으나 혐의 내용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변호인인 정재성 변호사와 나란히 앉아 자신의 입장에 대해 확고하게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왜 돌려보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통상적인 법 절차에 따라서 처리하고 있는 것"이라고만 밝혔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노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조카사위인 정 변호사와 함께 대검 후문으로 들어와 박용석 중앙수사부장을 만나 차를 마신 뒤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이곳은 지난 4월 준공된 대형 특별조사실 1120호로 면적은 51㎡이며 대검 내 10여개 조사실 가운데 가장 넓다.
◆건평씨가 챙긴 '몫'은?
대검 중수부는 노씨를 상대로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노씨가 얻은 경제적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노씨가 최소한 수억원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씨는 2005년 5월 정화삼 전 제피로스골프장 대표(구속)와 동생 광용씨(구속) 등의 청탁을 받고 그해 6월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구속)을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수감 중)에게 소개해줬다. 정씨 형제는 홍 사장에게 건네받은 30억원으로 2006년 5월 경남 김해의 한 상가를 매입해 오락실을 운영했으며 부산에서도 성인오락실을 열었다. 검찰은 이 오락실의 일정 지분을 노씨가 소유하고 이익금을 나눈 단서를 포착했으며 이와 별개로 현금과 상품권 등을 받은 정황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차-정대근씨 사이엔 건평씨가?
노씨는 매각 과정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정 전 회장을 잇는 또 다른 '연결고리'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세종증권 인수에 앞서 주식을 사고 팔면서 매매차익 178억원을 낸 박 회장과 정 전 회장 사이에 건평씨가 다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내부 속사정을 모를 경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과 정 전 회장은 모두 경남지역이 기반이지만 매각정보를 교환할 만한 관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은 박 회장과 정 전 회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노씨가 박 회장에게 인수 정보를 건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씨를 추궁했다. 한편 정씨의 돈관리를 해온 사위 이영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며칠째 소재 파악이 되지 않자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