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상반기 은행업은 혼돈의 시대(The Chaos)가 예상된다."

하나대투증권은 2일 내년 은행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부실민감도를 볼 때 주가는 상당부분 반영됐지만, 손실분담은 시작도 안했다고 전했다.

이 증권사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2009년 은행산업 전망은 너무도 막연하다"면서 "최소 2009년 상반기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다른 세계경기 둔화가 국내경제에도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KIKO관련 기업의 환율 불안감이나 금리스프레드 확대, 미분양 급증, 중소기업 부도수 급증 등은 은행 이익훼손을 불가피하게 하는 요소라는 지적이다.

특히 어느 위기도 손실 분담없이 고통에서 벗어난 적은 없으며, 지금처럼 얼마만큼 나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부실을 이연하는 것보다는 부실처리를 통해 불확실성을 빠르게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거 외환위기나 카드 사태의 경험을 토대로 보면 주가만이 현재의 불안감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을 뿐, 고통분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한 애널리스트는 꼬집었다.

미국은 서브프라임이 문제되면서 곧바로 손실 처리를 통해 고통을 분담하기 시작했지만 국내는 주식시장만 56% 하락했다는 것. 국내은행권은 1년간 정상적으로 벌어들이는 세전이익이 21조원에 달하고 있지만 건설 및 PF 20% 손실, 중소기업 4% 연체, KIKO 1200원으로 손실분담, 가계연체율 2% 등을 고려할 때는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은행업의 위기는 주가에서만 반영됐을 뿐, 손실분담을 시작도 안했다는 점이 문제"라며 "2009년 상반기 Credit cost가 상승하면서 이익 훼손은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내년 이익 전망도 의미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환율이 안정되고 있어 비은행의 범퍼가 있는 신한지주가 그나마 나을 것이라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