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형펀드는 이제 보유하기도 버리기도 어려운 계륵신세?

한 때 6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해외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54조6000억원을 기록해 고점대비 6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이 같은 설정액 감소세는 주식시장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이머징 주식시장의 성과가 크게 악화되면서 해외 주식형펀드의 투자매력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이후 최근 3개월 동안의 성과에 따르면, 세계 주식시장이 평균적으로 34.8%(MSCI ACWI 기준) 하락하고 이머징 주식시장 역시 평균적으로 -44.9%(MSCI이머징지수 기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코스피가 27.0%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해외펀드의 매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와관련 "분산효과를 기대하고 자산간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포트폴리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 주식자산의 투자 필요성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주식 자산은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의 ‘자산 클래스(Asset Class)’로 대접받을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한 처지"라고 지적했다.

하나의 자산 클래스로 분류되고 대접받기 위해서는 △ 클래스내 모든 개별자산은 기술적, 통계적 관점에서 유사해야 하며 △ 충분한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클래스 간에는 관련성이 작아야 한다.

또한 △개별자산은 둘 이상의 클래스로 분류돼서는 안될 뿐더러 △ 자산 클래스들은 투자가능한 모든 투자대상을 포함해야 하고 △ 자산 클래스들은 충분히 큰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등의 5가지 조건을 충족해야한다고 우리투자증권은 설명했다.

해외 주식자산이 국내 주식자산에 비해 더 큰폭으로 하락해 위험은 오히려 커지고, 최근 상관계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분산투자 효과마저 희석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주식자산에 대한 필요성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는 주장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다양한 악재들을 고려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해외 주식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커지고 있는 국내 주식자산에 대해서는 다소 적극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