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산업재 부문을 분할해 LG생활소재(가칭)를 설립하겠다고 2일 발표했다.

LG화학측은 "건축경기와 연관되는 산업재부문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회사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산업재 등 크게 네 가지 사업분야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본부들은 기업간(B2B) 거래가 중심이지만, 산업재 사업본부는 기업과 소비자간(B2C) 거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차별화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이 LG화학은 사업분할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주가는 9시30분에 거래가 재개된 후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2일 오후 2시37분 현재 LG화학은 전날대비 4600원(6.87%) 내린 6만2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UBS, CLSA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매도주문도 계속되고 있다.

LG화학은 2001년에도 LGCI(이후 2002년 LG생명과학 분사), LG화학, LG생활건강 등으로 기업을 분할한 적이 있다. 2003년 6월에는 호남석유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한 바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LG석유화학을 흡수합병했다.

LG화학은 이같은 통합과 분할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확장하고, 나머지는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해 왔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도 LG화학의 이번 분사결정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LG화학의 산업재 부문은 그동안 매출 14%, 영업이익 8%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안에서 역할과 성장경로가 분명치 않았던 산업재 사업이 고부가 내지 전문화된 기업으로 독립했다"면서 "LG생활소재는 기존 바닥, 창호에서 시스템 부엌, 가구, 욕실 등 주택 전체에 필요한 생활소재 전문기업으로 변신해 자체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국증권도 "LG화학의 산업재 부문은 인력비중(20%로 추정)이 높았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효율화 차원에서 분할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하고 "현재 재무구조는 좋은 상태이며 경기 사이클이 저점인 상태에서의 사업부문 조정이 적합하다"고 전했다.

유영국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장기적으로는 주주가치가 증대되는 등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려점도 지적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분할후 LG화학은 석유화학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익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할 후 LG생활소재는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하며 M&A 등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LG화학은 내년 1월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1일에 존속법인인 LG화학과 산업재 신설 법인으로 분사될 예정이다. LG화학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 0.8808105대 0.1191895이다.

분할 방식은 주주가 지분율에 비례해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정받는 인적 분할 방식으로, LG화학 주주는 회사 분할 뒤에 LG화학 1주당 신설법인 주식을 분할비율에 따라 교부받게 된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