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벤처, 지금이 날아오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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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주 <과학벤처중기부 차장 eerun@hankyung.com>
"버틸만 합니까?" "문 닫게 생겼습니다!" 요즘 벤처업계의 인삿말이다. 올해 초만 해도 신규수주,사업확장,해외법인설립 등 넘쳐나던 장밋빛 청사진을 주고 받던 인삿말은 온데간데 없다. 매일 부도를 걱정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벤처업계의 달라진 최근의 풍속도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벤처업계를 강타하면서 경영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명패만 붙어있는,사실상 부도나 매한가지인 벤처기업이 늘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으로 부러움을 샀던 벤처기업이 하루아침에 부도를 내는가 하면 자금압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벤처기업인들이 생겨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벤처기업들은 소리소문 없이 구조조정에 나서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고 아예 회사를 매물로 내놓기까지 할 정도다.
벤처기업은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투자자금의 유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벤처 투자시장에서 소위 '쩐(錢)'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창투사들이 투자발길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조원 가까이(9917억원) 투자했던 창투사들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작년의 절반을 웃도는 5715억원 투자에 그쳤다. 문제는 4분기 들어 벤처투자가 거의 올스톱 상태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투자규모가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어 7000억원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결국 지난해 벤처투자증가율 35%를 감안하면 올해는 5000억원 이상 투자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벤처 투자시장이 고갈됐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묘판(벤처시장)에 뿌릴 거름(투자자금)이 없고 움튼 새싹(초기 벤처)은 자양분(운용자금)이 없어 고사하고 있다.
중견 벤처기업들은 환율급등 직격탄을 맞아 연말연초에 줄도산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들이 가입한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의 만기가 이때 상당수 도래하면서 숨통을 조르고 있어서다. 가입 업체에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씩 손실을 입히고 있는 키코의 전체 손실규모는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 턱밑에 있는 요즘 4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 중 회생가능기업으로 분류된 A,B등급을 제외한 C,D등급에 대해 '사형선고'가 예정돼 있어 벤처업계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렇다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스스로 과잉과 거품을 유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자본주의의 내재된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하면 스타벤처로 탄생할 기회가 오기에 더욱 그렇다.
벤처기업인들은 10년 전 위환위기 때 패기를 담보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주역들이었다. 물론 각종 게이트를 쏟아내며 성장통을 앓기도 했고 코스닥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쓴맛을 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옥석이 가려져 작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넘긴 스타급 벤처기업이 152개나 나왔을 정도로 벤처가 위기극복에 큰 역할을 해왔다.
우리 경제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국난 때 더 강했다. 임진왜란 때 부녀자들이 치마에 나른 돌멩이로 왜적을 물리쳤고 외환위기 때는 아기 돌반지와 금가락지까지 모아 이겨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악조건에서도 실패를 무릅쓰고 위기와 싸워 이겨낸 '벤처정신'이 지금 필요한 이유다.
"버틸만 합니까?" "문 닫게 생겼습니다!" 요즘 벤처업계의 인삿말이다. 올해 초만 해도 신규수주,사업확장,해외법인설립 등 넘쳐나던 장밋빛 청사진을 주고 받던 인삿말은 온데간데 없다. 매일 부도를 걱정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벤처업계의 달라진 최근의 풍속도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벤처업계를 강타하면서 경영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명패만 붙어있는,사실상 부도나 매한가지인 벤처기업이 늘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으로 부러움을 샀던 벤처기업이 하루아침에 부도를 내는가 하면 자금압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벤처기업인들이 생겨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벤처기업들은 소리소문 없이 구조조정에 나서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고 아예 회사를 매물로 내놓기까지 할 정도다.
벤처기업은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투자자금의 유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벤처 투자시장에서 소위 '쩐(錢)'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창투사들이 투자발길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조원 가까이(9917억원) 투자했던 창투사들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작년의 절반을 웃도는 5715억원 투자에 그쳤다. 문제는 4분기 들어 벤처투자가 거의 올스톱 상태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투자규모가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어 7000억원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결국 지난해 벤처투자증가율 35%를 감안하면 올해는 5000억원 이상 투자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벤처 투자시장이 고갈됐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묘판(벤처시장)에 뿌릴 거름(투자자금)이 없고 움튼 새싹(초기 벤처)은 자양분(운용자금)이 없어 고사하고 있다.
중견 벤처기업들은 환율급등 직격탄을 맞아 연말연초에 줄도산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들이 가입한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의 만기가 이때 상당수 도래하면서 숨통을 조르고 있어서다. 가입 업체에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씩 손실을 입히고 있는 키코의 전체 손실규모는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 턱밑에 있는 요즘 4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 중 회생가능기업으로 분류된 A,B등급을 제외한 C,D등급에 대해 '사형선고'가 예정돼 있어 벤처업계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렇다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스스로 과잉과 거품을 유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자본주의의 내재된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하면 스타벤처로 탄생할 기회가 오기에 더욱 그렇다.
벤처기업인들은 10년 전 위환위기 때 패기를 담보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주역들이었다. 물론 각종 게이트를 쏟아내며 성장통을 앓기도 했고 코스닥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쓴맛을 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옥석이 가려져 작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넘긴 스타급 벤처기업이 152개나 나왔을 정도로 벤처가 위기극복에 큰 역할을 해왔다.
우리 경제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국난 때 더 강했다. 임진왜란 때 부녀자들이 치마에 나른 돌멩이로 왜적을 물리쳤고 외환위기 때는 아기 돌반지와 금가락지까지 모아 이겨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악조건에서도 실패를 무릅쓰고 위기와 싸워 이겨낸 '벤처정신'이 지금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