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초ㆍ중ㆍ고교와 대학의 각종 정보가 각각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와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면서 학교와 사회에 적잖은 반향을 몰고오고 있다. 이번 공개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교육수요자들이 교육의 질을 비교, 판단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앞으로 학교간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대학의 경우 취업률,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장학금 지급률 등 4개 항목별로 순위가 공개됐다. 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참고할 것이고, 기업들은 채용시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들로선 그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정보공시제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보공시제 시행을 두고 대학 서열화가 시작됐다고 하는가 하면, 앞으로 2011년부터 초ㆍ중ㆍ고교의 학업성취도가 공개되면 과잉경쟁이 빚어지고 그 결과 공교육이 무너질 것이라는 극단적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비판들은 본질이 무엇인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망각한 얘기들이다. 이제 제대로 된 경쟁이 시작된 것이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서열화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또 다른 이들은 정보공시제의 신뢰성 문제나 양적 통계의 한계 등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제 겨우 출발을 한 것에 불과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일부 학교에서 취업률 등 통계를 임의로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허위 공시에 대한 제재, 통계의 세분화 등으로 정보공시의 투명성(透明性)을 충분히 높여나갈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학교 스스로 과감히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대학이 그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교육시장과 고용시장이 정보공유도 없이 따로 놀면서 대학이 경제, 사회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안주해 온 측면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는 대학 경쟁력도, 국가 경쟁력도 기대할 수 없다. 정보공개는 공정한 경쟁의 출발이고, 그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더욱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