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한국야쿠르트는 지난 9월 서울 논현동 비에비스나무병원과 제휴를 맺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등과 관련된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8월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플러스엔' 14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플러스엔 제품은 콜센터,인터넷몰(www.plusnshop.com),병원에서만 파는데도 출시 첫 달 4억5000만원에 이어 9월 이후 줄곧 월 1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

이미 포화 상태인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식품업체들이 뒤늦게 속속 뛰어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1조3000억원(이 중 홍삼ㆍ인삼이 1조원)으로 추산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한국인삼공사 CJ뉴트라 농협 등 대형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고 줄잡아 1500여개 제조ㆍ판매업체가 난립한 전형적인 '레드 오션'이다. 한국야쿠르트는 뒤늦게 뛰어든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불황 속에서도 식품업계에선 차별화된 제품과 판매 방식으로 기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블루오션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틈새시장 개척은 인수ㆍ합병(M&A)보다 비용이 덜 들고 학생 환자 실버세대 등 잠재 수요도 많아 시장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대상웰라이프는 풀무원녹즙과 이롬생식이 양분한 배달건강식품 시장에 새로 진출,제품 안전성 강화와 전문 배달원(웰빙 파트너)으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달 선보인 '강원 6년 홍삼'과 '깊은산골 칡'은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 인증 공장에서 생산됐고 면역 기능이 우수한 클로렐라 추출물을 넣었다. 전문 교육을 받은 배달원이 매일 아침 직장인 주부 학생에게 음료를 전달하고 1 대 1로 고객 건강을 챙기는 운영 방식도 눈길을 끈다.

풀무원은 부산ㆍ경남 일대 어묵공장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소비자 설문 등 시장 조사에만 3억원 이상 쓰며 2년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지난달 생선살 함량을 86%까지 높인 프리미엄 어묵제품을 내놓아 150여개 업체들이 각축하는 어묵시장에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내년 매출 100억원,2013년 800억원으로 업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8월 '바로 먹는 국수'를 선보였던 샘표식품은 1년3개월간의 연구 끝에 지난달 라면ㆍ국수 선호층을 동시에 겨냥한 '바로 먹는 수타자장'과 '바로 먹는 삼선짬뽕'을 내놔 면류 매출을 15% 늘렸다. 이미 농심 오뚜기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즐비한 면류 시장에 후발 주자로 틈새를 파고든 것.물론 기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웅진식품의 회원제 건강관리시스템 '더H 프로그램'은 최근 불황과 경쟁 심화로 다른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대폭 줄이고 발효 홍삼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