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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100엔=1570원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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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비행기로 1시간20분 정도 걸리는 일본 규슈의 미야자키현.교통이 불편하고 소득이 낮아 일본에서도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이곳은 최근 몇 년 동안 호황을 누렸다.

    한국 관광객들이 몰려와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골프장 호텔 쇼핑상가 등이 북적거렸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가난한' 미야자키현을 먹여 살린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처럼 지난 4,5년 동안 한국인들은 낮은 엔화 가치 등에 힘입어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을 안방처럼 이용했다. 친구끼리 홋카이도로 골프여행을 가거나 도쿄로 주말쇼핑을 가는 풍경도 흔했다.

    지난 주말 찾은 미야자키 시내 관광시설에는 한글 안내판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모습을 찾긴 어려웠다. 호텔 직원은 1,2개월 전부터 한국인 고객들의 발길이 끊겨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황금노선으로 꼽히는 서울~가고시마 항공편의 탑승률은 최근 50%를 밑돈다. 기자가 탔던 지난 주말 비행기는 30%도 채 차지 않아 썰렁했다.

    최근 일본을 찾는 한국인 방문객이 급감한 것은 원화 가치 폭락 때문이다. 엔ㆍ원 환율은 3일 현재 100엔당 1570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원화 가치가 반토막이 됐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자판기 생수를 사먹으려면 150엔(약 2400원)이 필요하고,라면도 1000엔(약 1만6000원)이 든다. 보통 3000원인 한국 라면 값의 5배가 넘는 셈이다. 이처럼 올 10월 이후 원화 약세가 고착되면서 유학을 중도 포기하고 귀국하는 유학생들도 급증하고 있다.

    원화 값이 폭락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경기 호황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벌어들인 외화를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강하게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고 해외관광 등으로 흥청망청 쓰기도 했다.

    한국은 지난 9월 말 현재 8년 만에 순채무국으로 전락했다.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10월 말 289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서 대접을 받으려면 '한국 돈'의 가치가 올라가야 한다. 그러려면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강화해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길 외엔 방법이 없다. 그 과정에 고통이 따르더라도 지름길은 없다.
    최인한 미야자키=국제부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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