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보고서가 국내 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까지 겨냥하고 있다. 지난달 연이어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쏟아내 해당 종목의 주가를 압박했던 외국계 증권사가 이번엔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삼는 분위기다.

프랑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3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8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2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인 1조4646억원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CLSA는 내년 연간 순이익도 종전 전망치 4조9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대폭 낮춰잡았다. 이에 비해 국내 증권사들은 6조79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CLSA는 D램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부진을 실적 악화의 근거로 제시했다. D램 수요의 근간인 세계 PC시장이 내년엔 성장을 멈추고 올해보다 9%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세계적 시장조사 회사인 가트너의 전망치(5% 성장)나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전망치(3~5% 성장)와 뚜렷이 대비되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터무니없는 전망이라고 일축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분기당 5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을 고려하면 D램과 LCD 사업이 내년 상반기에 2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본다는 계산인데,이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CLSA의 보고서엔 내년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망이 언급돼 있지 않아 상반기 영업손실의 판단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2.86% 하락한 44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