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4일 오전 예정된 노건평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대비해 의견서를 정리하는 등 노씨가 정화삼씨 형제와 30억원을 수수한 '공범'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에 투자한 의혹 등을 밝히는 데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노씨에 대해서는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이며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김용상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문을 거쳐 오후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노씨는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 전 제피로스골프장 대표(구속) 및 동생 광용씨(구속) 형제와 공모해 세종증권 대주주인 세종캐피탈의 홍기옥 사장(구속)을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구속)에게 소개해 주고,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자 홍 사장에게 사례비로 3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회장이 세종증권 주식을 실.차명으로 거래해 시세차익을 남기는 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체포한 S증권 김해지점 지점장을 3일 일단 석방해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할 계획이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지점장은 박 회장과 공범이란 혐의를 받고 있으며 박 회장의 차명계좌를 관리해온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씨와 그의 가족이 임원을 맡은 정원토건을 통해 노씨에게 금품을 건넸을 수 있다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도 살펴보고 있다. 노씨와 가족이 임원을 맡고 있는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은 2003년 정산골프장 진입로 공사를 34억6000만원에 정원토건에 맡겼으며 같은 해 태광실업 공장부지 조성 공사도 의뢰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