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미국의 인기 정치 드라마인 '웨스트 윙'(미국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이 있는 백악관 서관을 가리키는 별칭) DVD 전편을 구입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은 미 민주당 정권의 대통령과 주변 참모진들의 활약상을 그린 이 드라마가 새로운 민주당 정권의 성향과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를 참고토록 지난주 '시즌 7'까지 전편을 구입해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미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하고 NBC방송이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방영한 이 드라마는 가상의 대통령인 '제드 바틀렛'이 이끄는 민주당 행정부가 국제 문제,종교,동성애,인종문제 등 민감한 이슈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미국인들이 꿈꾸는 민주주의의 이상향을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최근엔 이 드라마가 오바마 같은 미국 내 비주류 대통령의 등장을 점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평소 '내셔널 지오그래픽'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좋아해 주무실 때도 가끔 이를 틀어놓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신 이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미국 민주당 정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판단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터프하면서도 실용적인 백악관 비서실 차장 '조시 라이먼'은 실제로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램 이매뉴얼 하원의원을 모델로 삼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