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가족혁신축제' 행사장서 한경기자에 심경토로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의혹에 대해 검찰이 포스코를 수사하려는 움직임과 관련,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4일 "검찰이 조사한다는 데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포스텍 국제관에서 열린 범 포스코 가족혁신축제인 'IF(Innovation Festival) 2008' 행사 참석에 앞서 포스텍 국제관 중식당에서 기자와 만나 최근 검찰 수사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의혹의 진위 여부에 대해 "포스코 혁신축제를 맞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검찰이 조사를 한다고 하니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해 검찰 조사를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이날 포스코 출자사와 외주파트너사 등 범 포스코 임직원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혁신축제의 개막식과 계열사 CEO들과의 대화,만찬 등 전 일정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포스코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혁신축제는 포스코가 전사적으로 벌이고 있는 혁신활동을 정리ㆍ점검하는 행사로 매년 이맘 때 이틀간 열린다.

포항 산업계는 지역 최대 기업인 포스코가 검찰 수사선상에 놓여 있다는 데 대해 크게 우려했다. 포항철강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철강경기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니 포스코의 국제적 이미지 손상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 관계자는 "부적절한 거래 등 경영진이 의혹을 살 로비는 한 적이 결코 없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이주성 전 국세청장의 뇌물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는 3일 이 전 청장이 일부 대기업의 청탁을 받고 세무조사를 무마해 줬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대구지방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이구택 회장 자택과 포스코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으나 검찰은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고 공식 부인한 바 있다.

포스코는 이 전 청장이 국세청장으로 재임했던 2005년 고강도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당시 세무조사는 대구지방국세청이 포스코 본사(포항 소재)를,서울지방국세청이 포스코 서울사무소를 담당했다.

검찰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포스코 측이 이 전 청장을 상대로 모종의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