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따로 노는 지도부-상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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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등 감세법안을 심의하고 있는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심사소위가 이상하다. 소위 위원들은 주요 현안마다 합의됐다고 말하는데 막상 당에 오면 그게 아니다. 재정위 의원들의 이야기가 다르고 각당 지도부의 이야기가 다르고 또 정부 얘기가 다르다. 그 와중에 한나라당은 "감세 관련 법을 표결로 강행 처리하겠다"고 압박하고,민주당은 "물리력으로 막겠다"며 맞고함을 지르는 형국이다. 협상은 사라지고 억지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단적인 사례가 부가가치세 감면 문제다. 소위에 들어온 민주당 측 의원들 말만 들어보면 민주당의 부가세 30% 일괄 인하 요구는 사실상 철회된 상태다. 영세자영업자 등 필요한 계층에 한해 혜택이 돌아가는 걸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한나라당 측 설명을 민주당 의원들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4일 오전까지도 "민주당에서는 부가세 30% 일괄 인하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선 적 없다"(박병석 정책위의장)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도 비슷한 상황이다. 양당 소위 의원들은 지난주부터 '상속세와 증여세 감세안은 올해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당 지도부는 계획대로 처리한다는 공식입장을 좀처럼 번복하지 않았다.
이 같은 혼선은 부가세 일괄 인하 방침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민주당 지도부와 감세안 원안 통과를 고집하고 있는 정부 때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세균 당대표가 애착을 갖고 있는 부가세 인하안을 어떻게든 관철시키려다 보니 협상이 꼬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 대표가 나서서 정부에 요구했던 수정예산안 제출도 무산된 상황에 부가세를 통해서라도 체면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 협상과정에서 원구성 협상 등 다른 현안에 비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역할이 줄어든 것도 당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상속ㆍ증여세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부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일 이해를 구하는 의원들에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 정부와 다른 이념과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타협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편협한 정치논리에 차이를 좁히고 갈등을 조율하는 '진짜 정치'는 실종된 정치권의 현주소다.
노경목 정치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
단적인 사례가 부가가치세 감면 문제다. 소위에 들어온 민주당 측 의원들 말만 들어보면 민주당의 부가세 30% 일괄 인하 요구는 사실상 철회된 상태다. 영세자영업자 등 필요한 계층에 한해 혜택이 돌아가는 걸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한나라당 측 설명을 민주당 의원들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4일 오전까지도 "민주당에서는 부가세 30% 일괄 인하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선 적 없다"(박병석 정책위의장)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도 비슷한 상황이다. 양당 소위 의원들은 지난주부터 '상속세와 증여세 감세안은 올해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당 지도부는 계획대로 처리한다는 공식입장을 좀처럼 번복하지 않았다.
이 같은 혼선은 부가세 일괄 인하 방침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민주당 지도부와 감세안 원안 통과를 고집하고 있는 정부 때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세균 당대표가 애착을 갖고 있는 부가세 인하안을 어떻게든 관철시키려다 보니 협상이 꼬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 대표가 나서서 정부에 요구했던 수정예산안 제출도 무산된 상황에 부가세를 통해서라도 체면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 협상과정에서 원구성 협상 등 다른 현안에 비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역할이 줄어든 것도 당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상속ㆍ증여세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부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일 이해를 구하는 의원들에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 정부와 다른 이념과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타협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편협한 정치논리에 차이를 좁히고 갈등을 조율하는 '진짜 정치'는 실종된 정치권의 현주소다.
노경목 정치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