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Hedge Fund)의 공매도 제한은 시장의 불안을 가져올 뿐더러 주가에도 도움이 안됩니다."

헤지펀드 전문가 협회인 아이마(AIMA)의 플로렌스 롬바르드(Florence Lombard) 대표는 4일 서울시 여의도동 증권업협회에서 열린 '서울 헤지펀드 컨퍼런스'에서 세계적으로 공매도 규제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롬바르드 대표는 "공매도는 적정 주가를 발견하고 유동성 제공 등의 시장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공매도 제한 조치는 오히려 시장의 유동성을 고갈시키고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 예로 공매도를 제한한 지난 9월 19일 이후 한달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는 38.0% 떨어졌지만, 10월 9일부터 공매도를 다시 허용한 후 10월17일부터 10월 31일까지는 4.0%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BNP파리바스와 UBS AG도 공매도 제한 후 주가가 각가 21.9%, 26.6% 하락했지만, 다시 허용한 후에는 8.7%, 7.3%씩 올랐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매도를 아직도 제한하고 있는 영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은 금융주의 주가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롬바르드는 지적했다.

그는 또 "영국재정청(FSA)이 지난 6월 13일 배포한 자료에서도 공매도가 유동성을 증대시키는 합법적인 장치이며, 그 자체로는 비난 받을 행위가 아니라고 명시한 바 있다"면서 "현재 공매도 제한조치를 해제하지 않은영국정부에 공매도를 다시 허용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기환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한국의 헤지펀드 산업 도입 방안'이란 주제 발표에서 "국내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선 헤지펀드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관은 "헤지펀드는 시장의 효율성 제고, 유동성공급자 역할, 대체투자 등 다양한 투자수단 제공을 비롯해 복잡 정교한 투자전략을 구사해 금융기법 발전을 촉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입방안과 관련해서는 "국내외 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회사의 위험관리 능력을 제고시키면서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라며 "하지만 공매도의 해제 여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AIMA(Alternative Investment Management Association)는 세계 유일의 헤지펀드 전문가 협회로 1990년 창립됐으며 헤지펀드 운용사, 펀드오브헤지펀드 운용사, 프라임브로커, 증권회사, 운용사, 법무법인, 회계법인 및 펀드사무수탁회사 등 1280여개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