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규모 매도 공세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 강도를 크게 낮추고 있다.

외국인들은 꾸준한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이나 낙폭이 큰 종목들을 사들이고 있다. 주가가 많이 하락한 지금 주식을 사면 향후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까지 미래에셋증권을 8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미래에셋증권 주식 18만5255주를 사들였고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16.3% 가량 급등했다.

최근 증권주들은 채권평가손실이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투자심리 개선에 의한 개인투자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거래대금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높은 브랜드파워 등 자산관리 경쟁력이 유효한 점, 시장리스크 확대하에서의 상대적 안정성, 퇴직연금, 해외진출 등 신규 시장에서의 성장성이 전망된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상승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인은 경기침체기의 대안주로 각광을 받고 있는 SK텔레콤(25만주), 태양광 에너지 대표기업 동양제철화학(7만2500주) 등도 7일 연속 순매수했다.

대우증권은 SK텔레콤에 대해 통신사간 경쟁 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며 높은 배당 수익률과 비탄력적인 경기 민감도로 경기 방어주적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동양제철화학에 대해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폴리실리콘의 규모 확장으로 2009~2010년으로 이어지는 이익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기존 화학사업의 상당부분(카본블랙, 피치, 중탄산나트퓸 등)이 과점적 경쟁구도와 원료구매(석탄부산물) 경쟁력으로 최소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포인트로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는 크레듀를 2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크레듀는 지난 3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급락했지만 외국인이 꾸준히 사들이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외국인은 에이스디지텍, 아이디스, 태원엔터테인먼트, 디지털큐브 등도 꾸준하게 순매수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위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임정현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환차익에 대한 매력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내년도 달러당 원화 환율이 1250원선에서 형성된다면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자본차익과 배당수익을 완전히 배제하더라도 18%정도의 환차익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