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주들이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5일 오전 10시 정각 현재 삼성전자가 0.35% 내린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0.72%), 삼성증권(-0.70%), 삼성SDI(-0.93%), 삼성증권(-0.70%) 등이 모두 내림세다. 지난 이틀간 25% 가량 급락한 호텔신라는 1.83% 상승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그룹의 부진은 전체 주식시장을 짓눌러 같은 시각 코스피지수 0.42% 소폭 상승에 붙들어두고 있다.

삼성 그룹주들은 지난 3~4일 금액 기준으로 투신권의 순매도 상위 27개 종목 중 7개가 포함될 정도로 투신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5일도 전체적으로 500억~600억원 가량 투신권 매물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며 "장중에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삼성 그룹주에 대한 투신권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투신권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종목을 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맞아 반도체나 IT 소비재가 입을 타격이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비중 조절을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풀이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최근 투신권의 삼성 그룹주 매도세가 다소 거친 면이 있다"며 매도세가 단기간에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내년 IT 경기 불황을 겪고 나면 시장점유율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시각을 견지해 왔으나, 투신권의 이같은 매도세는 투자자들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IT 업종의 향후 전망에 대한 시각이 많이 엇갈리는게 사실"이라며 "최근 상황이 4~5년에 한 번 오는 침체가 아니고, 몇십년만에 오는 경제 위기라는 측면에서 섣불리 예단하지 말고 관망하는 자세가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