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11월28~12월4일) 서울 매매시장은 -0.26%로 지난 주와 비슷한 하락률을 보였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27%, -0.08%로 하락폭이 커졌다.
재건축 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서울이 주간 -0.89%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하락했다. ▲강남(-1.75%) ▲송파(-1.64%)를 중심으로 강남권 4개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일제히 떨어졌다. 11.3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이후 급매물 가격 하락이 더욱 뚜렷해졌고 규제 완화도 대부분 연내 시행이 어려운 상태여서 실망매물이 늘고 있다. 이번주엔 용산 쪽의 초고층 재건축 개발 소식도 나왔지만 호재로 작용하기엔 역부족이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전국 기준 아파트 가격 변동률도 비교적 큰 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국 평균 매매가 0.16% 하락했다. 경기 침체가 가속되고 있는 10월 말부터 전국 수치가 주간 0.1%대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수치가 주간 0.1%대 하락률을 연속해서 보이는 건 10.29대책 이후 가격이 조정됐던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은 전 지역이 하락했고 강북구만 보합을 기록했다. 하락을 주도했던 강남권 외에 도봉, 노원, 마포, 동작 등 가격 하락 후발 지역도 지난 주보다 내림폭이 커졌다. ▲도봉(-0.56%) ▲강남(-0.56%) ▲양천(-0.54%) ▲송파(-0.39%) ▲중(-0.32%) ▲강동(-0.25%) ▲마포(-0.23%) ▲노원(-0.20%) 순으로 하락했다.
도봉구는 창동, 쌍문동 등지 아파트가 하락했고 최근 급매물도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가 없다. 창동 북한산I`PARK는 2000가구가 넘는 중대형 대단지로 거래가 거의 없다. 마포구는 신공덕동 래미안1차 매매물건이 많지는 않지만 거래가 안돼 가격이 1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남구는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1단지가 용적률 상향조정,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폐지 등이 내년에 시행될 예정으로 아직 매수자들은 관망상태다.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가 폐지되면 오히려 매물이 출시되면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재건축 단지 외에 청담, 압구정, 도곡동 일반아파트도 내림세를 보였다.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에서 실망한 매물이 다시 조금씩 나오고 있다. 올해 입주물량이 많았던 잠실동 등지 레이크팰리스는 아주 싼 매물만 거래되고 있고 잠실리센츠, 잠실엘스는 매물이 쌓이고 있고 거래 안된 매물이 전세물건으로 나오기도 했다.
은평(-0.07%)도 이번주 하락했다. 다음 주부터 은평뉴타운 내 매물은 전매제한 기간이 축소되거나 바로 거래가 가능하게 돼 대형 물건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기존 입주 단지의 중대형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도시는 중대형 외에 소형도 거래가 안돼 지난 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평촌(-0.43%) ▲분당(-0.39%) ▲일산(-0.09%) ▲중동(-0.05%) ▲산본(-0.05%) 순으로 하락했다.
평촌은 초원대원아파트 105~109㎡가 1500만~3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주변 포일지구 입주로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분당은 판교의 내년 입주가 본격화되기 전에 처분하려는 기존 아파트 물건이 나오고 있지만 팔리지 않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중대형 외에 소형도 크게 떨어졌다.
특히 판교 당첨자나 강남권역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있지만 현재 거주지인 분당 내 물건 거래가 되지 않아 일시적인 1가구 2주택자들이 매물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자동 한솔청구는 판교 당첨된 중대형 거주자들이 여름부터 매물을 내놓았지만 물건이 팔리지 않아 가격이 계속 빠지고 있다. 또한 중대형 가격이 빠지면서 소형에서 중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기존 소형 집이 거래되지 않으면서 갈아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분당은 판교나 잠실 등지 물량이 증가하면서 이사하려는 수요가 많아 한동안 매물 처분을 위한 물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은 ▲이천(-0.32%) ▲화성(-0.31%) ▲용인(-0.20%) ▲시흥(-0.18%) ▲수원(-0.17%) ▲안양(-0.16%) ▲과천(-0.16%) 순으로 하락했다.
이천시는 경기침체 여파로 주변 현대하이닉스 사업장 직원이 줄면서 매매, 전세 수요도 줄었다. 화성시는 동탄 등지로 이주하려는 수요로 인해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시흥시 역시 능곡지구 입주로 물량이 늘어 11월경부터 저가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용인시 역시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 증가로 분당이나 판교 등지 이주를 하려는 매물 보유자들이 있지만 집이 팔리지 않아 급매물 출시와 가격 하락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대한 전매제한 완화가 오는 9일 경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며 "서울 수도권에서 19만여 가구가 해당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분양권 매물 증가에 따른 아파트 시장의 가격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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