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M&A '봇물'..공격 실패 사례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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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장사들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경영권 접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 적대적 M&A 시도 '봇물'
5일 장외 건설업체 라파도이엔씨는 건설 중장비 수입업체 혜인 주식 130만주(10.46%)에 대한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라파도이엔씨측은 전날 혜인 지분 9.26%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라파도이엔씨측은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풍부한 현금여력에도 불구하고 그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경영을 펼쳐 회사 발전의 기회를 상실하고 가족경영 행태를 지속해 주주가치의 현실화와 개선을 갈망하는 일반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 다"고 밝혔다.
이 회사측은 이어 "장부상 주당 순자산가치가 7000원, 시장가격 기준 주당순자산가치 1만2000원을 상회하는데도 불구하고 주가순 자산비율(PBR)이 1배를 넘은적이 없다"며 "여기에 800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에도 불구하고 매년 시중은행 이자에 턱없이 모자라는 배당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부품 및 비금속 광물 제조업체인 태원물산의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시도하고 있는 은산토건도 이날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2만5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최근 태원물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자 매수가를 올린 것.
은산토건은 "주주가치의 회복과 기업의 지속경영을 위해서라도 현 경영진의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에 참가하고, 도덕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전문경영인을 경영에 참가시켜 공개매수대상회사의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람알앤씨도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휘말렸다. 개인투자자 정만현씨는 이날 262만1866주를 장내에서 추가로 사들여 휴람알앤씨 보유지분율을 기존 34.41%에서 40.54%로 끌어올렸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정씨는 지난달 20일부터 단기에 주식을 매집했으며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환헤지 상품 키코(KIKO) 거래로 수백억원대 손실을 보고 있는 씨모텍의 경우 공격자인 김재우 동인스포츠 회장이 김영환 씨모텍 부사장과 손을 잡으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 경영권 확보 무산 잇따라..임시주총 표결에서 '패배'
하지만 경영권 공방에 따른 실제 표대결에서는 기존 경영진측이 승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날 개최된 한국사이버결제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적대적 M&A를 시도한 전 최대주주측 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벤처스가 이사후보로 제안한 배재광씨 등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반면 현 경영진이 내세운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의 선임은 가결됐다.
한국사이버결제 관계자는 "주주총회 개최와 함께 시작된 1호안 정관변경이 전 최대주주측 반대로 부결됐으나, 2호안(이사선임건) 과 3호안(주주제안에 의한 이사선임)에서 모두 지분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며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이버결제의 적대적 M&A 시도는 지난달 6일 전 최대주주가 지분을 31% 이상 대거 확보하면서 불거졌다.
유진데이타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던 정성일 탑성형외과와 예메디컬 대표원장측도 전날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꾸릴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자신을 지지하는 의결권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 유진데이타 관계자는 "이사 해임을 하려면 참석주주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3분의 1이 넘는 주주들이 반대해, 안건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지난 3월부터 유진데이타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으며 주주권 공동행사를 위해 특별관계자로 영입한 지분을 포함해 20.59%로 확대했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도 적대적 M&A 공격을 막아냈다. 임대업체 아라주택의 신현각 사장도 이사해임과 이사선임 등을 표결에 부쳤지만 반대표가 과반수를 넘어서면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적대적M&A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데다 공격자들은 방어자인 회사측에 비해 정보가 부족해, 적대적 M&A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M&A 전문가는 "통상 병법에서도 공격은 수비보다 네 배가 더 어려운 법"이라며 "우리나라 증시 역사에서도 적대적 M&A가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영진을 쫓아내기 위한 막무가내식의 적대적 M&A는 명분이 없어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기에도 힘든 게 사실"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외부에 공격자가 생기면 같이 뭉치는데다 기존경영진이 주주명부 등의 정보에서도 적대적 세력보다는 우위에 있어 의결권을 확보하는데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정현영 기자
◆ 적대적 M&A 시도 '봇물'
5일 장외 건설업체 라파도이엔씨는 건설 중장비 수입업체 혜인 주식 130만주(10.46%)에 대한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라파도이엔씨측은 전날 혜인 지분 9.26%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라파도이엔씨측은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풍부한 현금여력에도 불구하고 그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경영을 펼쳐 회사 발전의 기회를 상실하고 가족경영 행태를 지속해 주주가치의 현실화와 개선을 갈망하는 일반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 다"고 밝혔다.
이 회사측은 이어 "장부상 주당 순자산가치가 7000원, 시장가격 기준 주당순자산가치 1만2000원을 상회하는데도 불구하고 주가순 자산비율(PBR)이 1배를 넘은적이 없다"며 "여기에 800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에도 불구하고 매년 시중은행 이자에 턱없이 모자라는 배당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부품 및 비금속 광물 제조업체인 태원물산의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시도하고 있는 은산토건도 이날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2만5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최근 태원물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자 매수가를 올린 것.
은산토건은 "주주가치의 회복과 기업의 지속경영을 위해서라도 현 경영진의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에 참가하고, 도덕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전문경영인을 경영에 참가시켜 공개매수대상회사의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람알앤씨도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휘말렸다. 개인투자자 정만현씨는 이날 262만1866주를 장내에서 추가로 사들여 휴람알앤씨 보유지분율을 기존 34.41%에서 40.54%로 끌어올렸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정씨는 지난달 20일부터 단기에 주식을 매집했으며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환헤지 상품 키코(KIKO) 거래로 수백억원대 손실을 보고 있는 씨모텍의 경우 공격자인 김재우 동인스포츠 회장이 김영환 씨모텍 부사장과 손을 잡으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 경영권 확보 무산 잇따라..임시주총 표결에서 '패배'
하지만 경영권 공방에 따른 실제 표대결에서는 기존 경영진측이 승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날 개최된 한국사이버결제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적대적 M&A를 시도한 전 최대주주측 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벤처스가 이사후보로 제안한 배재광씨 등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반면 현 경영진이 내세운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의 선임은 가결됐다.
한국사이버결제 관계자는 "주주총회 개최와 함께 시작된 1호안 정관변경이 전 최대주주측 반대로 부결됐으나, 2호안(이사선임건) 과 3호안(주주제안에 의한 이사선임)에서 모두 지분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며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이버결제의 적대적 M&A 시도는 지난달 6일 전 최대주주가 지분을 31% 이상 대거 확보하면서 불거졌다.
유진데이타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던 정성일 탑성형외과와 예메디컬 대표원장측도 전날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꾸릴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자신을 지지하는 의결권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 유진데이타 관계자는 "이사 해임을 하려면 참석주주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3분의 1이 넘는 주주들이 반대해, 안건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지난 3월부터 유진데이타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으며 주주권 공동행사를 위해 특별관계자로 영입한 지분을 포함해 20.59%로 확대했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도 적대적 M&A 공격을 막아냈다. 임대업체 아라주택의 신현각 사장도 이사해임과 이사선임 등을 표결에 부쳤지만 반대표가 과반수를 넘어서면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적대적M&A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데다 공격자들은 방어자인 회사측에 비해 정보가 부족해, 적대적 M&A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M&A 전문가는 "통상 병법에서도 공격은 수비보다 네 배가 더 어려운 법"이라며 "우리나라 증시 역사에서도 적대적 M&A가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영진을 쫓아내기 위한 막무가내식의 적대적 M&A는 명분이 없어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기에도 힘든 게 사실"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외부에 공격자가 생기면 같이 뭉치는데다 기존경영진이 주주명부 등의 정보에서도 적대적 세력보다는 우위에 있어 의결권을 확보하는데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