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은 과연 어떤 자리일까.

미국 대통령은 법적으로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한다. 미 헌법 2조는 대통령의 지위를 '미군의 최고 통수권자'로 정의하고 있으며,2조 1항에선 '행정권은 대통령에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상원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 다른 국가와 조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연방대법원에 공석이 생길 경우 새 대법관을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대통령은 또 국가원수로서 각국에 주재할 미국 대사를 임명할 권한을 가지며,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육ㆍ해ㆍ공군,각 주의 방위군에 대한 총괄지휘권을 갖는다. 대통령 선거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35세 이상의 시민으로,14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해야 출마 자격이 주어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기본 연봉 40만달러에다 여러 가지 업무비로 수십만달러를 더 받는다. 기본 연봉은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인상 법안에 서명한 덕분에 2001년 1월부터 20만달러에서 40만달러로 뛰었다. 10만달러에서 20만달러로 인상했던 196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20만달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현재가치로 93만달러 수준이다. 부시 대통령은 퇴임 후 연금으로 19만1300달러를 지급받으며,저술과 강연에 나서면 추가 수입까지 올릴 수 있다.

대통령은 연봉 외에 숙소와 집무실인 백악관을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백악관은 방과 욕실이 각각 132개와 35개이며,영화관 볼링장 당구장 테니스코트 조깅트랙 수영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농구광인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은 여기에다 농구대를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에는 5명의 전용 주방장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백악관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인 캠프 데이비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교통 통신 의료 등의 특전도 제공된다. 장거리 이동수단으로는 전용 항공기인 '에어포스 원'과 역시 전용 헬기인 '머린 원'이 애용된다. '에어포스 원'은 특수 제작한 보잉 747-200B 두 대로 운영하며,꼬리날개 고유번호가 28000과 29000이다. 한 번의 연료 주입만으로 지구 반바퀴를 운항할 수 있으며,대통령 참모 등 70명을 태울 수 있다. '머린 원'은 시코스키 VH-3D 기종을 사용하고 있다. 지상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의 '캐딜락' 리무진을 탄다. 이 차는 총포탄 공격을 막는 방탄유리,생화학 무기 공격에도 끄떡 없도록 실내 공기 정화기 등이 장착돼 있다.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공무원 임명권도 엄청나다. 취임 전에 각료 등 약 6000명을,취임 후에도 대사 등 약 8000명을 임명할 수 있다. 제1호 VIP인 만큼 비밀경호국 인력은 총 6500명에 달한다. 이 중 1300명이 정복 경호원이며,3200명은 비밀 특수요원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