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안백운씨(61)는 치아가 흔들리면서 씹는데 불편함을 느껴 미국에서 치과 치료를 받던 중 치조골(잇몸뼈)의 골밀도가 낮아 임플란트 시술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낙담했다. 그러다 한국의 임플란트 기술이 뛰어나다는 지인의 권유로 최근 40년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서울 청담동의 에스플란트치과병원을 찾은 안씨는 컴퓨터를 이용한 임플란트 모의시술 시스템과 무균 수술실을 갖춘 첨단시설에 만족하고 8개의 임플란트를 이식하기 위해 석달 정도 체류키로 결정했다.

지난 4월 개원한 이 곳은 10여년간 치과를 운영해온 서울대 치의학박사 출신 치과의사 6명이 치대병원 수준의 고난도치료와 협진을 하기 위해 설립한 임플란트 및 치아교정 전문 치과병원이다. 손병섭 이정택 노현기 백상현 원장은 임플란트를 주제로 치의학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올들어 13건의 관련 논문을 썼다. 짧은 역사에도 한꺼번에 임플란트를 4개 이상 시술하는 비중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특히 CT 가이드 임플란트는 환자의 구강상태를 입체적인 CT(컴퓨터단층촬영)로 찍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사가 모의수술을 한 다음 실제 시술에 들어가므로 적게 째고 출혈이나 통증,부기 등도 크게 줄어든다.

치아 교정 분야도 월 환자수가 30~40명에 달할 정도로 성황이다. 국내에선 드물게 탈착이 가능하고 투명해 겉에서 보기에 눈에 띄지 않는 미국산 교정기인 '인비절라인'을 시술하고 있다. 3차원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맞춤 제작한 것으로 마우스피스처럼 생겼다. 약 1년간 사용하면 교정이 이뤄진다. 두께가 0.7㎜ 정도로 얇아 이물감이 적고 발음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기존 금속교정기와는 달리 날카로운 곳에 찔려 구강 조직이 다칠 염려가 없다. 이를 담당하는 허재식 원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퍼시픽대학에서 인비절라인 교정법을 정식 수련했다.

이 치과병원은 전자의료차트(EMR),디지털 진단 이미지(DDI),보철물 설계를 위한 컴퓨터지원설계ㆍ제작(CAD/CAM) 등을 갖추고 '종이 없는' 병원을 구축했다. 이 덕분에 과학적이고 신속한 치료와 환자관리가 가능하다. 또 시술 전후 아로마테라피를 실시,긴장된 환자의 신경과 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시술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