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하이닉스반도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하이닉스에 내년 초께 1조원가량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주주협의회는 이 같은 지원과는 별개로 하이닉스 매각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5일 "하이닉스의 자금 지원 요청을 받고 지난 4일 주주협의회를 열었다"며 "하이닉스가 내년도 설비투자 등에 애로를 겪지 않도록 자금을 지원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지만 잘 극복하면 높은 수익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주주협의회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주협의회는 지원 방식으로 신규자금을 대출해 주는 한편 금융경색으로 제한해 뒀던 한도대출의 미사용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매각 주간사인 CS(크레딧 스위스) 등이 하이닉스의 재무상태 및 필요자금 등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주주협의회가 지원 규모와 방식 등 세부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 지원안은 올 연말 안에 나올 것이며 자금 지원은 내년 초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주주협의회는 내년 초 이후엔 주식시장 등의 상황을 봐가며 유상증자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현재 1조원 이상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으며 채권단의 신규 자금 투입이 이뤄지면 내년 상반기 투자를 진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불황 장기화 가능성 등을 봐서 증자를 검토해 나간다는 게 채권은행들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박준동/이심기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