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건설사 등급 하향 강행

한기평은 47개 건설사의 신용을 평가,20곳의 등급을 내리고 5곳은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고 5일 밝혔다. 한성덕 평가1실장은 "미분양 주택 급증 등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자금 부담 확대 등 신용위험 확대를 반영해 등급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에서 동일토건 등 5개사는 회사채와 함께 기업어음(CP) 등급도 떨어져 아직 만기가 남은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조기 상환 요청권(트리거)이 발동될 수 있는 부담을 안게 됐다.

또 건설업계에서 최고 등급이던 대림산업과 GS건설은 회사채(무보증)와 CP 등급이 각각 종전 AA-, A1에서 A+, A2+로 하향 조정됐다.

경남기업 삼호 대우차판매 쌍용건설 한일건설 등은 회사채와 CP 등급이 모두 떨어졌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동양건설산업 극동건설 벽산건설 신일건업 등은 회사채 신용등급은 유지했으나 CP 등급은 한 단계씩 내려갔다.

반면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은 기존 AA-, A1을 유지해 최고 등급을 지켰다.

한 대형 건설사 재무팀 관계자는 "만기 전에 채권을 상환하라는 트리거가 발동되면 업계에 엄청난 충격파가 미칠 것"이라며 "한기평이 대주단 금융 지원 결정을 지켜본 뒤 해도 될 일을 왜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서정환/장규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