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내년 달러당 7.22위안 전망…8일 경제공작회의

중국의 11월 수출이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하락세가 본격화돼 조만간 달러당 7위안 선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세기경제보도는 7일 정부 관리를 인용해 중국의 11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의 1176억달러에 못 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 1280억달러를 수출,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들어 수출이 수직 낙하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수출이 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반 년 전인 200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홍콩 도이체방크의 크리스 렁 수석 연구원은 "정확한 숫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중국의 11월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거나 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게 확실하다"며 "문제는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률 상향 등 다양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큰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의 경기가 상상 이상으로 얼어붙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 수출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당분간 위안화 가치 하락을 적극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말 달러당 6.834위안에서 최근 6.875위안으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수출 급감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긴급조치'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싱가포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토바스 하이트 외환분석가는 "불확실한 금융시장 속에서 한 가지 명백한 것은 앞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계속 떨어뜨릴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ING는 위안화 가치가 앞으로 1년 안에 달러당 7.22위안에 이를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달러당 7.03위안)를 대폭 수정했다. ING는 8%대 성장률 유지를 최대 목표로 설정한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조치는 내년 하반기에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로선 위안화 가치 절하 외에는 경제성장을 촉진할 도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에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선전 초상은행 류둥량 연구원의 말을 인용,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이 현재 ±0.5%에서 ±1.0%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방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은 미국과 EU 등 세계 각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환율변동폭을 넓혀 형식적으로 시장의 결정을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미국과 EU를 달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수출 급감으로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부품과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수출 감소는 한국의 대중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11월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8% 줄어들었다.

한편 중국 정부는 8일 경제공작회의를 개최,내년 경제운용 방향을 확정한다. 성장 최우선을 내년 정책 방향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자리 만들기 △내수 부양 △수출 촉진 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