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2008 주택ㆍ토지시장] 주택시장 엇갈린 명암‥버블세븐 '끝모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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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권 '모처럼 상승'
올해 주택시장은 '버블세븐'의 추락과 서울 강북권 및 인천의 상승으로 요약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집값이 치솟았던 버블세븐(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목동 분당 용인 평촌) 주택은 2006년 하반기 최고점 대비 20~30% 하락한 사례가 속출했다.
반면 서울 노원ㆍ도봉ㆍ강북구를 일컫는 '노ㆍ도ㆍ강'은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까지 보였다. 하반기 들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상반기의 집값 상승세는 단연 화제였다.
개발호재가 풍부한 인천은 땅값 뿐만아니라 집값도 크게 올랐다.
지방은 1년 내내 오리무중이었다. 반등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광역시는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데서 위안을 찾았다.
◆뚝뚝 떨어지는 집값… 버블세븐의 굴욕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분양가상한제와 대출규제 직격탄으로 여전히 휘청거렸다. 재건축 관련 규제가 사실상 완전히 풀렸지만 가격 하락세를 잡는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정부공인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 강남구는 11월 말 현재 연초 대비 가격이 평균 2.2% 떨어졌다. 아파트만 놓고보면 3.6% 내렸다. 하지만 시장에서 느끼는 하락폭은 훨씬 크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상징으로 불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12㎡형은 한때 12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9억원대 매물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사겠다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아직도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강남구 뿐만아니다. 서초구는 연초 대비 2.2% 하락했으며 아파트값은 3.4% 빠졌다. 송파구는 지난 여름부터 1만8000여가구가 집들이에 들어간 충격 탓에 아파트값 내림폭(-5.6%)이 전체 집값 하락률의 6배를 초과했다.
목동(양천구)은 0.2%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파트로 한정할 경우 -3.5%의 변동률을 보였다.
분당신도시와 용인지역 아파트가격 추락은 날마다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분당신도시에서 영업을 하는 중개업자가 "아파트값이 평촌보다 싸졌으니 어서 와서 사두라"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용인지역은 3.3㎡(1평)당 아파트값이 1000만원을 밑도는 아파트가 수두룩해졌다.
◆서울 강북ㆍ인천 약진하고 지방은 깜깜
과거에는 서울 강남 집값이 아무리 들썩거려도 꿈쩍하지 않았던 강북권이 올 봄부터 급등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3월 노원구 일대 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현장 점검에 나서기까지 했다. 실제로 노원구는 연초 대비 18.3%나 올랐고 도봉구와 강북구도 각각 10.9%와 10.6% 상승했다. '노도강'의 상승세로 인해 한강이북 14개구는 평균 8.5% 올랐다.
전문가들은 강북 집값 상승세에 대해 전세가와 매매가 비율이 높아 세입자들이 쉽게 매수에 나설 수 있었고,강남권과 집값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에 간격이 좁아질 것을 기대한 매수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집주인들의 담합과 일부 투기세력이 가세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정부(17.5%) 남양주(10.7%) 등 수도권 북부도 강세였다.
다만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대세 하락기'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최근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인천도 주택시장 한파를 피해갔다. 인천은 1월부터 11개월 동안 13.3% 뛰었다. 계양구의 경우 상승률이 20%를 넘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데다 재개발 대상 지역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시장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깜깜했다. 전국 주택가격은 올해 3.6% 올랐다. 9월까지 매달 0.2~0.9%의 변동률을 보이며 힘들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런데도 지방 대부분이 평균을 하회했다. 미분양 아파트 적체현상이 심각한 대구는 1.3% 떨어졌다. 울산 역시 0.2%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 광역시 가운데는 광주(1.5%)와 대전(0.7%)만 가까스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면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등 기업유치가 활발했던 군산이 11.4% 올라 관심을 끌었을 뿐이다.
◆거래없는 시장 이어져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거래량도 줄었다. 전국적으로 1월에 3만6722가구의 아파트가 매매된 이후 3월(4만6629가구)까지 두 달 연속 늘어나다 4월부터는 거래 건수가 감소했다. 7월에 3만8804가구로 조사됐고 8월에는 2만7233가구로 줄었다. 10월 거래 건수는 2만7479가구다.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강남권 3개구는 지난 10월 거래량이 156건으로 9월까지의 월평균(608건)의 25%에 불과할 만큼 거래가 메말랐다.
전세시장도 맥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집값이 오르지 않아 전셋값이 안정을 찾으면서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가 크게 늘었다. 일부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을 겪기도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올해 주택시장은 '버블세븐'의 추락과 서울 강북권 및 인천의 상승으로 요약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집값이 치솟았던 버블세븐(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목동 분당 용인 평촌) 주택은 2006년 하반기 최고점 대비 20~30% 하락한 사례가 속출했다.
반면 서울 노원ㆍ도봉ㆍ강북구를 일컫는 '노ㆍ도ㆍ강'은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까지 보였다. 하반기 들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상반기의 집값 상승세는 단연 화제였다.
개발호재가 풍부한 인천은 땅값 뿐만아니라 집값도 크게 올랐다.
지방은 1년 내내 오리무중이었다. 반등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광역시는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데서 위안을 찾았다.
◆뚝뚝 떨어지는 집값… 버블세븐의 굴욕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분양가상한제와 대출규제 직격탄으로 여전히 휘청거렸다. 재건축 관련 규제가 사실상 완전히 풀렸지만 가격 하락세를 잡는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정부공인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 강남구는 11월 말 현재 연초 대비 가격이 평균 2.2% 떨어졌다. 아파트만 놓고보면 3.6% 내렸다. 하지만 시장에서 느끼는 하락폭은 훨씬 크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상징으로 불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12㎡형은 한때 12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9억원대 매물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사겠다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아직도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강남구 뿐만아니다. 서초구는 연초 대비 2.2% 하락했으며 아파트값은 3.4% 빠졌다. 송파구는 지난 여름부터 1만8000여가구가 집들이에 들어간 충격 탓에 아파트값 내림폭(-5.6%)이 전체 집값 하락률의 6배를 초과했다.
목동(양천구)은 0.2%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파트로 한정할 경우 -3.5%의 변동률을 보였다.
분당신도시와 용인지역 아파트가격 추락은 날마다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분당신도시에서 영업을 하는 중개업자가 "아파트값이 평촌보다 싸졌으니 어서 와서 사두라"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용인지역은 3.3㎡(1평)당 아파트값이 1000만원을 밑도는 아파트가 수두룩해졌다.
◆서울 강북ㆍ인천 약진하고 지방은 깜깜
과거에는 서울 강남 집값이 아무리 들썩거려도 꿈쩍하지 않았던 강북권이 올 봄부터 급등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3월 노원구 일대 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현장 점검에 나서기까지 했다. 실제로 노원구는 연초 대비 18.3%나 올랐고 도봉구와 강북구도 각각 10.9%와 10.6% 상승했다. '노도강'의 상승세로 인해 한강이북 14개구는 평균 8.5% 올랐다.
전문가들은 강북 집값 상승세에 대해 전세가와 매매가 비율이 높아 세입자들이 쉽게 매수에 나설 수 있었고,강남권과 집값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에 간격이 좁아질 것을 기대한 매수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집주인들의 담합과 일부 투기세력이 가세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정부(17.5%) 남양주(10.7%) 등 수도권 북부도 강세였다.
다만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대세 하락기'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최근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인천도 주택시장 한파를 피해갔다. 인천은 1월부터 11개월 동안 13.3% 뛰었다. 계양구의 경우 상승률이 20%를 넘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데다 재개발 대상 지역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시장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깜깜했다. 전국 주택가격은 올해 3.6% 올랐다. 9월까지 매달 0.2~0.9%의 변동률을 보이며 힘들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런데도 지방 대부분이 평균을 하회했다. 미분양 아파트 적체현상이 심각한 대구는 1.3% 떨어졌다. 울산 역시 0.2%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 광역시 가운데는 광주(1.5%)와 대전(0.7%)만 가까스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면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등 기업유치가 활발했던 군산이 11.4% 올라 관심을 끌었을 뿐이다.
◆거래없는 시장 이어져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거래량도 줄었다. 전국적으로 1월에 3만6722가구의 아파트가 매매된 이후 3월(4만6629가구)까지 두 달 연속 늘어나다 4월부터는 거래 건수가 감소했다. 7월에 3만8804가구로 조사됐고 8월에는 2만7233가구로 줄었다. 10월 거래 건수는 2만7479가구다.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강남권 3개구는 지난 10월 거래량이 156건으로 9월까지의 월평균(608건)의 25%에 불과할 만큼 거래가 메말랐다.
전세시장도 맥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집값이 오르지 않아 전셋값이 안정을 찾으면서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가 크게 늘었다. 일부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을 겪기도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