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붕괴땐 중국이 통치"…외신들 김정일 사후 시나리오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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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병세가 예상보다 깊다는 보도와 함께 향후 북한의 체제 변화와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을 둘러싼 한반도 주변 강국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러시아에선 김 위원장 사후 민란이 일어나 국제사회가 개입하는 이라크식 시나리오의 재연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독일 언론은 중국의 침공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미국도 김 위원장의 실각 또는 사망을 전제로 대응 계획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한국학센터의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선임연구원은 지난 4일 일간 브레먀 노보스티에 기고한 글에서 "김 위원장 사후 북한에 급격한 체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 부재 후 위기가 도래한다면 북한에 영항력을 끼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중국 영토로 몰려들면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핵 시설을 통제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중국이 간섭을 하겠지만 문제는 중국이 북한에 들어가면 철수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도 최근 "북한이 붕괴될 경우 중국이 북한을 침공해 핵무기를 통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후계에 대해 아스몰로프 연구원은 "북한 정권에 대한 외부의 압력이 계속되는 한 김 위원장보다 더 수구적인 집단이 정권을 잡을 수 있다"며 "그들은 도발적인 발언과 군사적 위협으로 북한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과거 회귀로의 시도는 광범위한 사회적 저항을 가져오고 내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내전이나 민중 반란이 일어나면 국제 사회는 북핵 시설을 테러분자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북한에 '침투'할 수 있으며 국제적인 충돌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라크 시나리오가 북한에서 재연될 수 있고 러시아 극동 국경에서 미군과 빨치산이 장기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슈피겔지는 정남 정철 정운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 아들이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과 넷째 부인 김옥 등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권력 승계가 비교적 원만히 진행될 경우 외동딸 김설송과 동생 김평일 주폴란드 대사 등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슈피겔은 그러나 뜻밖에 김 위원장이 다시 전면에 등장해 세계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며 김 위원장이 군부의 지지를 위해 최근 이들에게 폴크스바겐의 흰색 파사트를 공용차량으로 지급했다고 전했다.
미국도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상상 이상으로 나쁘다'고 판단,김 위원장의 실각 또는 사망을 전제로 대응 계획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일 보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