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 카드는 소비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반적인 소비 침체 속에서도 지난 3분기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나 증가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통해 지출을 아끼려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카드를 쓰면 각종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당장 현금이 없어도 지불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자칫 분에 넘치는 소비를 하게 될 위험도 있다. 부가 서비스는 최대한 활용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불황기 카드 사용법을 알아보자.

◆혜택 없는 카드 과감히 버리자


많은 사람들이 뜻하지 않게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경우가 있다. 친구나 지인 중에 카드사나 은행 직원이 있으면 실적을 올려주기 위해 카드를 만들기도 하고 우연히 걸려온 카드 모집인의 전화에 덜컥 신청하기도 한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렇게 우연한 기회로 만든 카드는 소비자에게 별다른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 이른바 '낚시카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드사는 전략적 필요성에 따라 시기마다 특정 카드에 영업력을 집중하는데 많은 소비자들이 이때 '낚시카드'에 걸려들곤 한다. 현재 쓰고 있는 카드로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 다른 카드로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지갑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연회비만 잡아먹고 있는 카드라면 아예 회원 탈퇴를 하는 것이 낫다.

최근 많은 카드사들이 부가 서비스를 줄이고 있는 것도 잘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롯데카드는 내년 2월부터 최근 3개월간 월 평균 이용액이 30만원이 안 되는 카드에 대해 포인트 적립률을 0.2%에서 0.1%로 낮춘다. 그러나 포인트플러스카드 롯데플래티늄카드 등 일부 카드에 대해서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기존과 똑같은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혜택 축소 대상에서 예외가 된 카드로 갈아타기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회사의 카드로 갈아타기를 할 경우 이제까지 적립된 포인트는 그대로 남는다. 연회비에 대한 사항은 카드사와 은행마다 차이가 있다. 내지 않아도 되는 곳과 초년도 연회비는 내야 하는 곳이 있다.

◆과소비 줄이려면 체크카드로

무분별한 지출을 하지 않으려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체크카드는 통장 잔액 범위 내에서만 결제 승인이 되기 때문에 카드대금이 연체될 위험도 없다. 할부구매가 안 돼 카드사가 제공하는 3개월 무이자 할부에 기대어 '지름신'의 유혹에 넘어갈 가능성도 애초에 차단된다.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체크카드 사용액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3분기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어난 데 비해 체크카드 사용액은 48.1%나 증가했다.

최근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못지 않은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 러브체크카드'는 주유 쇼핑 외식 영화 등 4개 업종에서 한 달 최대 3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GS칼텍스 주유소에서 ℓ당 40원이 할인되고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이용액의 5%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주유 할인은 하루 2회,월 주유 금액 30만원까지 적용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캐시백은 건당 결제금액 10만원 내에서 하루 1회,월 2회까지 된다.

롯데카드의 '롯데 플래티늄 체크카드'는 고급 서비스를 추가한 체크카드다. 체크카드로는 이례적으로 연회비(1000원)가 있는 대신 롯데 AK 워커힐 등 주요 면세점에서 5~15%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항공권을 구매할 때 국제선은 7%,국내선은 5%가 할인된다. 또 SK주유소에서 결제하면 ℓ당 50포인트가 적립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