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와 정부 지원책이라는 호악재가 맞물리면서 증시가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국내 증시는 경제지표 악화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악재에도 무뎌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저점 확인에 대한 기대도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 완화 등 수급 상황도 호전되면서 세계 각국의 정책 효과가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주는 8일 6자회담, 11일 금융통화위원회·선물옵션 동시만기일, 14일 한중일 정상회담 등 주요 이슈들이 대거 포진돼 있는 만큼 변동성 흐름이 예상되지만 기대감 쪽에 무게를 실리고 있다. 미국은 9일 10월 잠정주택판매, 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12일 11월 소매판매, 12월 미시간대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악재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외국인 매도 완화와 함께 국내 증시의 수급이 호전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 변화"라고 밝혔다.

배 연구원은 "기술적으로도 지수 고점이 낮아지면서 삼각 수렴형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방향성 확인 이전까지는 적극적 매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순환매 장세를 감안할 때 직전 저점까지 하락한 IT 및 자동차 업종의 주초 반등 여부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의 어두운 면은 전체적으로 중앙은행의 적극적 리플레이션 정책집행에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주 시장은 기대감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동차 빅3구제안 의회 통과여부도 국내 증시에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중원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주말 미국 백악관이 자동차 빅3구제금융안의 의회 통과를 강력히 주문했으며 주말 있었던 민주당과 백악관 회동에서도 150억 달러 규모 구제안에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주 내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주 목요일에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0월과 11월 최악의 증시 상황 속에서도 국내 금리인하 약발만은 통했다는 단순한(?) 사실도 고려해 볼만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한은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며 지난주 유럽중앙은행, 만영란은행이 파격적 금리 인하 행진을 이어간 데 이어 다음주 미국 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국내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다"며 "이런 각국 정부의 동조적 금리정책이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 동시만기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3월 스프레드 하락에 따라 일부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되겠지만 비차익거래는 매수 우위가 예상돼 매수차익잔고 청산물량을 상쇄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12월 동시만기는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률과 스프레드 수준, 관련펀드 주식편입 비중, ETF 차익거래 물량을 고려할 때 이번 동시 만기일에 매수 우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올해는 지수대가 상당히 하향된 상태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배당 메리트가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예정된 이벤트들이 한달만에 1100선을 뚫고 올라설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다시 한번 1000선을 테스트하는 악재로 작용할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